한국특수형강 가세… 국내 특수강시장 더욱 달아오른다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1-29 17:52 수정일 2015-01-29 18:58 발행일 2015-01-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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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특수강 시장에 한국특수형강이 본격 가세하면서 특수강업체 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특수형강이 자동차용 및 산업기계용 특수강봉강 생산설비 도입을 완료해 지난해말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30만t으로 올해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말 특수강봉강 시제품 생산을 완료한 것은 맞지만 상업생산이 언제부터 이뤄질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특수강봉강은 단면 형상이 원형 또는 각형인 봉 형태의 철강재를 말한다. 특수강봉강은 자동차, 산업기계, 건설중장비, 조선, 가전·전자기기 등의 부품용 소재로 사용된다. 이 중 자동차 비중이 35%, 산업기계 30%, 건설중장비가 20% 내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의 철강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연간 특수강봉강 총수요량은 340만t으로 추산된다. 한국특수형강이 국내 특수강 총수요의 9%에 달하는 물량을 추가 공급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국내 특수강봉강업계는 현대제철이 100만t(특수강봉강 60만t, 특수강선재 40만t) 규모의 특수강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과열경쟁 우려로 예민해진 상황이다. 

한국특수형강이 본격적으로 특수강시장에 포문을 열면서 국내 특수강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부담이 큰 곳은 역시 세아베스틸이다. 특수강업계 국내 1위 업체인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207만t의 특수강봉강을 판매했으며 이 중 85%인 177만t을 국내에 판매했다. 국내 특수강봉강 총수요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제철의 증설에 대비해 수출량을 늘려왔지만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부담을 줄이려면 수출을 더 확대해야 할 상황이다. 게다가 연산 120만t의 생산설비를 보유한 포스코특수강 인수도 더욱 부담스럽게 됐다.

포스코특수강은 설비 가동률이 낮아 실제 연간 생산량은 74만t이다. 이 때문에 인수 후 포스코특수강을 중심으로 생산설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업계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도 현대·기아차를 계열사로 둔 덕분에 자동차용 판매는 안정적이겠지만 여타 수요처로의 판매는 부담스럽게 됐다. 수

출을 통해 국내 공급과잉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동종업체 상황을 볼 때 수출비중을 20% 이상을 유지하긴 무리다. 동일산업, 진양특수강, 동일철강, 광진실업 등 여타 특수강업체들도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들 업체의 연간 합산 판매량은 35만~40만t이다.

한편 내년초로 예상되는 국내 특수강시장의 본격적인 과열경쟁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말로 예정된 현대제철 당진 특수강공장 완공이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특수강공장 완공 시점은 올해말로 예정됐지만 지난 28일 건설 현장에서 인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정부로부터 안전보건진단 조치가 내려지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당진제철소는 지난 2013년에도 대형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곳이기 때문에 이번 안전진단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과와 천안지청에 따르면, 사고 직후 안전보건진단을 위해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공사 재개는 안전보건진단 결과를 토대로 안전보건계획 수립 이행 여부 등을 판단해 결정된다. 천안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안전보건진단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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