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기업 의존 그만" 中企, 기술력으로 홀로서기 확산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1-27 17:46 수정일 2015-01-27 18:45 발행일 2015-01-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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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기반 中企 성장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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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거래 내지는 정부 정책에 의존해 성장하던 상황에서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 

27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 수준은 세계최고 수준을 100%로 볼 때 2011년까지는 75%를 밑돌았으나 2012년 이후 기술수준이 증가하면서 지난 2013년에는 77.5%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전기전자 분야 78.2%, 정보통신 분야 78.0%, 바이오·의료 분야 77.0%, 화학 분야 76.2% 등으로 전기전자와 정보통신의 기술 향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상황이나 정부 정책의 변화에 크게 의존하는 천수답(天水沓)식 경영이 아닌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명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연구원은 “예전에는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비교할 때 75%를 한계점으로 계속 넘지를 못했는데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한 결과 2013년부터 큰 폭의 향상을 보이는 중”이라며 “80% 정도면 세계 최고 기술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하는데 2017년이면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80%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이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에서도 기술 기반 중소기업의 성장세가 정부 또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곳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2014년 벤처기업 조사 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 벤처기업의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B2C(기업대소비자)기업이 2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B2G(기업대정부) 13.4%, B2B(기업대기업) 9.7%를 기록했다. 

정부 또는 대기업 거래에 의존해야 빠른 성장을 했던 시대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인정받아야 더 빨리 성장하는 시대로 상황이 바뀐 것을 방증한다.

특히 B2B기업 중에서도 일반중소기업의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11.6%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반면 대기업 납품 1·2차 벤더는 9.2%, 대기업 및 그룹소속사는 7.4%에 그쳤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에 있어서도 B2B 기업 중 일반중소기업은 5.1%, 대기업 및 그룹 소속사는 4.5%, 대기업 납품 1·2차 벤더는 4.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세계 경기 회복세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국내 기술 기반 벤처 중소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0.2% 증가했으며, 이 중 정보통신·방송서비스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은 25.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성장세가 가능했던 것은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의 결과다. 벤처기업의 매출액대비 R&D(연구개발) 투자금액은 평균 3.2%로 대기업 평균(1.4%)의 2.3배다.

벤처기업의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연구전담부서 설치 비율은 69%에 달한다. 대기업·중견기업에 비해 열악한 경영환경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한 결과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에 비해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표 성장기업의 사례를 보더라도 기술기반 기업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차세대 첨단 반도체 소자 LED(Light Emitting Diode, 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한 조명생산업체인 인크룩스(대표 이민수)는 매출액이 2013년 410억원에서 지난해 700억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경쟁사에 비해 5배에서 최대 10배에 달하는 R&D 투자를 한 결과다. 이 회사가 개발한 U자형 LED FPL(Fluorescent P type Lamp)램프는 국내 최초로 안전인증(KC)을 획득했다.

NFC솔루션업체인 에이큐(대표 이상훈)는 세계 최초의 양방향 멀티미디어 정보제공 기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시스템 등을 이용한 기타 응용 시스템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중소기업기술혁신촉진법’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통한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기청은 올해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에 2620억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 중 계속사업은 1000억원이고, 신규개발 사업 규모는 1620억원이다.

김지현 중소기업청 기술개발과장은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은 기술력이 있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는 해외 수출기업, 기술 기반 고성장 기업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는데 지원 방향을 맞췄다”고 말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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