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쳤던 국내 조선업계, '실적개선' 뱃고동 울리나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1-19 18:18 수정일 2015-01-19 18:50 발행일 2015-01-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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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초대형 컨테이너선…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전망

지난해 최악의 불황에 시달렸던 조선업계가 올해는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제 선사들의 발주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저가수주 대신 적정단가 수주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큰 고비를 넘긴 조선업체들은 선박 발주가 늘고 오른 선가가 반영된 선박들의 건조가 시작되는 올해를 실적 개선의 해로 기대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가수주 물량들은 대부분 건조가 마무리됐고 오른 선가의 선박들이 본격 건조에 돌입하는만큼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셰일가스 영향으로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탱커, LNG선 발주가 크게 늘고 있고 친환경 선박 발주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도 긍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박무현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탱커 선사들의 발주 문의가 잦고 이들이 기술력과 연비 경쟁력이 검증된 국내 조선소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국내 조선사들도 저가 수주를 자제하고 있어 올해 적정단가 탱커 수주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조선업의 수주잔고 중 가장 많은 것이 탱커로 한국의 수주잔량은 348척으로 중국 237척보다 많다. LNG 수주잔량 역시 한국은 86척, 중국은 18척이다.

개별 회사들에 대한 긍정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셰일(Shale)가스용 LNG선 발주량이 증가하고 탁월한 수주 경쟁력으로 안정적 수주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올해도 LNG선 수주 비중이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특히 경쟁력 높은 컨테이너선 발주가 최근 살아나는 조짐이라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삼성중공업은 경쟁력 높은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 것으로 보여 올해 150억달러 수준의 신규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사들도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기 대비 개선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4분기 현대중공업의 예상 영업손실은 200억원대, 매출액은 13조원대(전년 동기 대비 약 7% 하락한 수준)로 손실 폭은 일정 정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130억원~1200억원대, 매출액은 4조~4조2000억원대로 흑자기조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4분기 영업이익이 1850억원~1880억원, 매출액이 3조2000~6000억원대로 예상돼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현대중공업 송지헌 상무는 “지난해 1~3분기에만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보인 이유는 최근 수년간 계속된 저가 수주 때문”이라며 “지난해 발주량이 늘면서 적정단가 수주를 해 실적은 차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안익철 부장 역시 “올해 선박 발주는 조금 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LNG선 37척을 수주했을 만큼 강점이 있어 올해도 LNG선 대부분을 수주할 것이라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