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배당에도 "No" 못 외친 국민연금

이길상 기자
입력일 2014-12-30 15:20 수정일 2014-12-30 18:17 발행일 2014-12-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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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기업 주총 의결권 분석해보니…
네덜란드 ABP 87% 넘어 '대조'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임원선임 안건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한 반면 배당 안건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과 유사한 자산규모를 가진 외국 연기금인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은 배당 안건에 대부분 반대해 대비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14년 정기주주총회을 개최한 국내 기업 중 국민연금과 ABP가 의결권을 행사한 134개사, 964안건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총 101건의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 반대율이 10.48%를 기록했다. ABP는 193건의 반대 의결권으로 20.02%의 반대율을 올렸다.

안건별로 보면 국민연금은 임원선임에 대해 15.48%의 반대율을 보였다. 특히 감사 및 감사위원 등 세부 임원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12.71%의 반대율을 기록했다. 반면 배당안건에 대해서는 반대율이 1.52%에 불과했다.

임원선임에서 보인 적극적인 의사 표시와 달리 배당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국민연금과 대조적으로 ABP는 배당안건에 87.12%의 반대율을 보였다. 임원선임 안건에 있어서는 8.84%의 반대율을 기록했다.

이수원 기업지배구조원연구원은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가장 충실하게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배당에 대해서는 아직 반대율이 낮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5년에는 국민연금이 배당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의 배당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국민연금도 이를 위해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이전과 달리 배당에 대한 국민연금의 변화가 예상된다. 배당 확대를 요구했는데 기업이 안 들어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도 국민연금이 고민하고 있다”며 “예년과 달리 2015년은 강력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 cupp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