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3631억 달러… 줄어드는 달러 곳간 괜찮나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4-12-03 17:17 수정일 2014-12-03 19:57 발행일 2014-12-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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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영향 4개월째 감소… 자본유출 인한 위험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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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연합)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넉달째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11월(8개월 연속 감소)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는 달러강세 영향인 만큼 글로벌 환율전쟁과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자본유출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로·파운드화 평가절하 탓”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631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6억3000만달러 줄었다고 3일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월부터 13개월 연속 사상 최고 행진을 하다 올해 8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달러화 강세 속에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다. 11월 중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1.2%, 파운드화 가치는 1.7%, 엔화 가치는 7.3% 각각 평가 절하됐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자산 운용수익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의 약세로 이들 통화표시 자산을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 전체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졌다”며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신용 좋고 흑자 많아 괜찮다”

경제전문가들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 달러화에 대해 원화가 다른 통화와 함께 동반 약세를 보이더라도 원화 약세폭은 작다”며 “한국은 신흥국 중에서 국가신용등급이 높고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고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에 따른 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 “환율전쟁 대비해야” 지적도

하지만 주의는 필요하다.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펼쳐지면 그간 아시아로 유입됐던 해외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겸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원은 “1980년대와 2008년이 1·2차 환율전쟁이었다면 2014년은 3차전”이라며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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