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황금알 '서울시내 면세점' 잡아라" 유통강자 총출동

김정아 기자
입력일 2014-12-02 15:59 수정일 2014-12-02 18:58 발행일 2014-12-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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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시내 면세점 눈독 들이는 유통업계
롯데·신세계 등 국내외 유통업체 인천면세점 입찰 예상

유통업계가 인천공항과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면세점은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아울렛과 더불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는 부분이다. 실제로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지난해 6조8000억원으로 3년 새 50%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7조5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17면-면세점

관세청은 지난달 28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연매출 2조원 대의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신규 특허 신청은 일반구역 8개와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구역 4개로 나눠 진행된다. 관세청은 총 8개인 일반구역의 사업자 수를 3개 이상 선정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구역은 복수 입찰이 되지 않는 만큼 4개 업체가 선정될 예정이다. 그동안은 롯데와 호텔신라, 한국관광공사가 전체 구역을 나눠 쓰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기업 참여 폭이 줄어든 셈이다.

이번 입찰에는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호텔신라, 한국관광공사 외에도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워커힐은 물론 듀프리·DFS 등 유수의 외국 기업들도 도전장을 던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8조원에 가까운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4분의 1가량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용이하고 상징적 의미도 커 면세사업 확대를 노리는 대기업들은 특히 인천공항 입찰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임차료가 너무 높다 보니 이미 진출해 있는 롯데나 신라도 한해 2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적자를 시내면세점 등 다른 곳에서 메워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롯데와 신라, 한국관광공사 등은 인천공항공사에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임차료로 6150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보다 28억원이 늘어난 규모로, 이들 업체는 총 매출의 약 30%를 임대료로 내야 했다.

이 와중에 정부가 이달 중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시내 면세점 추가 허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알려지면서 유통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면세점 추가허용은 서울 시내에 2개 이상, 부산과 제주에 각각 1개씩 총 4개 이상을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업체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서울이다. 서울은 2000년 이후 신규로 시내 면세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부가 이번에 면세점 특허를 내주면 14년 만에 시내 면세점이 추가로 문을 여는 것이다. 게다가 인천공항 면세점보다 임대료 부담이 낮고 시내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라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업체들 입장에선 더 관심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면세점업체 한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은 대한민국의 관문이라는 상징성은 크지만 매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씩 임대료를 내고 있어 이익을 내기 어렵다”며 “시내 면세점 매출 성장률은 연 10% 정도로 수익면에서는 공항 면세점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도 “인천공항은 적자가 심한 만큼 요건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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