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베이비부머 자영업 진출,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4-10-30 15:14 수정일 2014-10-30 18:48 발행일 2014-10-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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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보고서 "상환능력 낮은데 사업자금 필요…대출 증가 이어져"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자영업 진출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불러와 가계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높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자영업에 진출할 경우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부채가 증가하는 것에 반해 자영업 일부 업종의 경우 수익성이 낮아 향후 가계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서 50대 차주 비중은 2009년 말 26.9%에서 2014년 3월 말 31.0%로, 60대 이상 차주 비중은 같은 기간 15.1%에서 19.7%로 증가했다.

한은은 또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은행들이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올해 20%에서 2017년까지 40%로까지 올려야 해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유인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이범호 조기경보팀 차장은 “은행들은 대출비중 확대 측면에서 자금공급의 필요성을 느꼈고, 자영업을 준비하는 은퇴자들 역시 사업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의 확대는 수요와 공급이 맞물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완화와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담보대출을 증대시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 차장은 “50대 이상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소득증가율은 2010년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밑돌고 있다”며 “향후 이들의 채무 상환능력 저하로 가계대출의 일부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