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속살보기] 삼성SDS 직원, "회사 네임벨류는 있지만 혁신이 부족해"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07-25 12:00 수정일 2014-08-27 11:14 발행일 2014-07-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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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기준 잡플래닛의 165개 리뷰 분석 결과
"연봉, 복지는 좋지만 SI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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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 있는 삼성SDS 신사옥 전경

“업의 본질은 시공을 초월해 언제나 변함없는 업의 기본을 말하며, 업의 특성은 시대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업의 속성을 말합니다”

삼성SDS 홈페이지 회사소개란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문구다. 마지막에는 ‘혁신선도(革新先導)’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IT분야 회사답게 변화와 혁신에 민감한 분위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실제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은 다르다. 

기업정보전문사이트 잡플래닛(

www.jobplanet.co.kr)에는 삼성SDS에 대한 전·현직원들의 리뷰가 24일 기준으로 총 165개가 있다. 전·현직에 따라 그리고 부서·업종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내놓지만 ‘회사가 정체되어 있다’는 의견을 한결같이 언급하고 지나간다. 

경영-사무직에 종사하는 한 직원은 “회사가 SI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솔루션이 없다”고 지적한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엔지니어가 간절히 필요하다는 언급도 덧붙인다. IT-인터넷에 종사하는 직원은 “수익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의지하고 있어 활발한 성장이 어렵다”고 말한다.

삼성SDS는 SI업체 중 국내 1위의 회사다. SI는 System Integration의 준말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에 대한 기획, 개발, 구축, 운영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회사의 전산망을 설치하는 작업이라 새로운 시도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리뷰는 ‘회사가 변화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회사의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삼성SDS가 지금까지 국내 SI작업만 해오던 경험 때문에 해외 솔루션 쪽은 약하다는 것이다. IT-인터넷 분야에 종사했던 한 전직원은 “상사들이 자기 자리 보전을 위해 책임회피가 심하다”고 언급하며 현실에 안주하는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정부의 지나친 규제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IT-인터넷 분야에서 근무하는 6년차 현직원은 “각종 규제로 삼성SDS의 시장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적었다. 이 직원은 삼성SDS가 1년 뒤 쇠퇴하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장점도 있다. 삼성 계열사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연봉과 복지에 대해 사원들은 우호적으로 답한다. 직원교육이나 자기계발활동 지원에 회사가 적극적이고 네임벨류 덕분에 고용이 안정적이라 한다. 특히 자율출근제가 잘 정착되어 있고 육아휴직 사용도 다른 IT업체에 비해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여자 직원이 많아 사내 문화가 좋다는 의견도 눈에 띈다. 문화지원비나 육아휴직이 잘 돼있어 여성들이 다니기에 좋은 직장이라고 말한다. 동료들이 대체로 열린 마인드에 성격이 유순하다고 하지만 부서마다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LG CNS, SK C&C 등 다른 SI업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LG CNS에 대한 리뷰에는 ‘대체로 복지가 좋다’는 의견과 ‘SI시장이 작아져서 걱정’이라는 이야기가 줄곧 이어진다. 다른 점이 있다면 LG CNS 같은 경우는 ‘IT 전문가가 되고 싶으면 입사하라’는 이야기가 보이지만 SK C&C에 대해서는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으면 추천하지 않는다’라는 점이다.

조은애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