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車·鐵 등 산업계, 리스크 심화로 기업 실적악화…제조업 구조조정 압력↑"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9-11-24 12:50 수정일 2019-11-24 13:41 발행일 2019-11-25 1면
인쇄아이콘
현대硏, '2020년 산업경기의 10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
2019051601001202700053901
내년에도 IT, 기계, 조선 등은 다소의 경기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이나, 이외 자동차, 유화, 철강 등의 산업은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사진=현대자동차)

내년에 자동차, 철강 등 대부분 산업들의 단기적·중장기적 리스크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여파로 기업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제조업 등에서 구조조정 압력이 상승할 것이라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발표한 ‘2020년 산업경기의 10대 특징과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아시아 경제권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아시아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대 아시아 수출 비중은 2019년 1~9월 기준 60.7%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2020년 수출 경기는 아시아 경제권의 성장 속도에 달려 있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분기당 0.2%포인트씩 빠르게 하락하면서 향후 5%대가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은 우리나라에게는 악재다. 또한, 인도는 산업 구조적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2018년 1분기 전년동기대비 8.1%에서 2019년 2분기에 5.0%까지 급락하고 있다. 한국의 아시아권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만약 아시아 성장 경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국의 수출 경기는 물론 경제 성장 자체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특히 잠재성장률의 급락과 주력산업의 위기에 직면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육성하려는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0년 후 미국과 같아지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저성장 또는 성장률 급락 현상의 생산요소적 원인은 노동과 자본 투입의 저하로 현대경제연구원은 꼽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반도체를 제외하고 미래 경제 성장을 견인할 주력산업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와 민간에서 기존 주력산업의 역할을 이어받을 수 있는 새로운 성장산업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었고, 그러한 산업으로 최근 농수산식품, 생활소비재, 콘텐츠,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이 부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들 신성장 산업의 약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산업 육성 노력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경제 상황의 부진 속에서도 이들 5대 신산업 및 관련 전·후방 산업에는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제조업과 건설업의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올해 들어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 등으로 전산업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문제는 산업경기지표를 살펴볼 때, 제조업이 2018년 이후 최근까지 출하는 분기 평균 0.7%의 감소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재고는 7.1%의 증가율 보이면서 판매는 부진하고 재고는 쌓이는 전형적인 불황 국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IT, 기계, 조선 등은 다소의 경기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이나, 이외 자동차, 유화, 철강 등의 산업은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건설업도 정부의 SOC 예산 확대로 인프라 부문은 성장의 기회가 있으나, 건축 부문은 과잉공급 문제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는 자동차와 건설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진단이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