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AI노트북 대전에 조용히 가세한 애플

박철중 기자
입력일 2024-03-07 06:05 수정일 2024-03-07 06:05 발행일 2024-03-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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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칩이 탑재된 애플 신제품 ‘맥북 에어’.(사진제공= 애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세계에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발 맞춰 연 초 AI에 특화된 주력 노트북을 내세우며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이달 애플이 뒤늦게 신형 맥북으로 AI 노트북 경쟁에 가세했다. 애플은 전작보다 최대 13배 빠른 속도를 내세우며 노트북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4일(현지시간) 자체 칩인 M3를 탑재한 맥북 에어 13·15를 공개했다. 신형 맥북 에어는 M1 칩이 탑재된 전작보다 최대 60%, 인텔 기반 제품 대비 최대 13배 빠르다고 애플은 강조했다. 공식 출시는 오는 8일이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노트북 맥북 프로와 PC 아이맥에 M3 칩을 탑재해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AI와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 신제품에 대해서는 “AI를 위한 세계 최고의 소비자용 랩톱(휴대용 컴퓨터)”이라고 홍보하며 AI 관련성을 강조했다. 애플의 이 같은 상황 변화는 최근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CNBC는 지난해 10월 아이맥 출시 당시에는 없었던 문구인 만큼 흥미 있는 변화라면서, ‘AI PC’를 내세우는 타사 제품과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트북·PC 등 애플의 맥 매출은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1분기)에 77억8000만 달러로 예상치(77억3000만 달러)를 살짝 웃돌았지만 성장률이 1%도 되지 않았던 만큼, 애플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연이어 AI 노트북을 출시하며 경쟁 가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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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북4’ 시리즈(왼쪽)와 LG전자 ‘LG 그램 프로’ 시리즈.(사진제공=각사)

삼성전자는 AI 노트북 ‘갤럭시 북4 시리즈’가 1월 2일 국내 출시 이후 9주만인 지난달 말 국내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 북3 시리즈’ 대비 6주 정도 빠른 속도다. 돌풍의 주역은 ‘갤럭시 북4 프로’로 전체 판매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4 시리즈의 초반 흥행 돌풍은 강력한 AI 퍼포먼스의 최신 프로세서와 뛰어난 사용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북4 시리즈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AI 퍼포먼스를 지원해주는 NPU(신경망처리장치)가 적용된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지난달 26일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인도 시장에도 출시됐으며, 이달 중남미로도 판매가 확대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AI CPU가 탑재된 신형 ‘LG 그램’을 출시했다. LG 그램 역시 인텔의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가 적용됐다.

LG 그램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그램 링크’의 탑재다. 그램 링크는 운영체제(OS) 제약 없이 안드로이드나 iOS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10대까지 연결해, 양방향 파일 전송은 물론, 인터넷 연결이나 공유기 연결 없이도 전송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최근까지 해당 제품의 구체적인 판매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노트북에 AI를 내재화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내부에서 정보를 직접 처리해 인터넷에 연결된 클라우드 기반 AI와 비교해 높은 보안성과 빠른 작업 속도, 낮은 전력 소모를 구현한다.

공혁준 LG전자 IT CX담당은 “AI 분야의 앞선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AI 노트북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