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선점 AI폰, 中 융단폭격 속 글로벌 대전 개막

박철중 기자
입력일 2024-02-24 06:27 수정일 2024-02-24 06:27 발행일 2024-02-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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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언팩 2024’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S24’ 시리즈로 실시간 통역 기능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AI)폰 ‘갤럭시 S24’를 추격하기 위한 후발 주자들의 추격전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다음주 개최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를 발판 삼아 본격 글로벌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삼성 최대 라이벌 애플은 조용히 역량을 강화하며 이르면 오는 6월 다수의 AI 기능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를 우선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 삼성전자 외에도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아너 등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각각 AI폰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MWC 개막 당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럭시 S24를 필두로 한 AI폰의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갤럭시 S24는 인터넷 서버 연결 없이도 스마트폰 만으로 실시간 통·번역, 사진·영상 편집 등 고성능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온 디바이스 AI’ 폰이다.

앞서 지난달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AI를 다른 모바일 기기에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며 “연내에 갤럭시 AI를 1억대의 모바일 기기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에 따라 다음 삼성전자의 두번째 AI폰은 S24 이전 버전인 S23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신 운영체제(OS) 버전 ‘원UI 6.1’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AI의 일부 AI 기능을 이식시킨다는 방식이다.

삼성 따라잡기에 혈안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번 MWC 2024를 기점으로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화웨이는 이번 MWC에 최대 부스를 꾸리고 음성 인식 AI ‘링시 AI 알고리즘’을 탑재한 메이트60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메이트60 시리즈는 지난해 중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스마트폰으로, 고속철도, 지하철, 엘리베이터 등 폐쇄된 공간에서도 사용자의 말을 정확하게 인식해 전달한다.

샤오미도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생성 AI가 새로 적용된 ‘샤오미14’을 전시한다. 샤오미14은 지난해 10월 출시 후 한 달 만에 중국 내 100만대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보는 70억 매개변수 규모의 LLM인 ‘블루LLM’을 탑재한 ‘X100’ 프로를 전시한다. 특히 시각장애인용 ‘비보 씨(See)’는 AI가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과 움직임을 인식해 문장으로 설명해 준다.

오포는 지난달 공개한 AI 플래그십 ‘파인드 X7’ 시리즈를 전시한다. 파인드 X7 시리즈는 자체 개발한 LLM 챗봇인 안데스GPT가 적용됐다.

아너는 최신 플래그십 제품 ‘아너 매직6’를 공개한다. 아너 매직6에는 자체 개발한 70억개 매개변수의 LLM이 탑재됐으며, 번역·편집 기능과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하는 ‘매직 캡슐’ 등 AI 기능이 탑재됐다.

반면, 애플은 이번 MWC에 참가하지 않지만 조용히 AI 역량을 강화하며 반격의 시기를 노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AI 관련 기업들을 연이어 인수하고 직원 채용과 하드웨어 개선도 진행해왔다. 애플이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할 수 있는 자체 LLM을 개발하고 있다는 전언과 온 디바이스 AI 기술 구동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애플이 6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맞춰진 iOS 18 운영체제를 선보이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다수의 AI 기능을 아이폰에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