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기업 20%는 수출 증가… 비결은 ‘적극적 해외영업’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7-30 12:02 수정일 2023-07-30 16:43 발행일 2023-07-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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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전국 수출 제조사 1222곳 대상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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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면 제조업체 A사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와 해외물류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각 지역별 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A사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년 전에도 미국과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 할랄 인증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해외마케팅에 총력을 쏟았다. 그 결과 A사의 제품은 현재 전세계 90여국에 수출되고 있다.

A사처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적극적인 해외영업 활동 등으로 오히려 수출 물량을 늘린 기업이 적지 않았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코로나 사태 전후 수출 변화상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올해 상반기의 수출 실적을 비교했을 때 ‘수출 감소 품목이 있다’는 기업이 36.3%였지만, ‘수출 증가 품목이 있다’는 기업도 20.2%나 나왔다. ‘변화 없다’는 43.5%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수출 제조업체 1222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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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한상의)

수출 증가 요인(복수응답)으로는 ‘적극적인 해외영업 활동’(3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코로나로 수출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선제적인 마케팅이 주요했다는 것이다. 또 △기존 거래처의 물량 증가(28.0%) △새로운 수출제품 개발(27.8%) △고위기술 우위 확보(25.8%) △단가인하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18.9%) △국내 거래처의 해외진출(7.3%) 등을 수출 증가 요인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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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미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 무역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현지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신제품, 고위기술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수출기업들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며 “과거 수출방식이었던 중간재의 단가경쟁이나 모기업과의 동반진출 등은 더이상 수출시장에서 먹히기 힘든 방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 감소 품목이 있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복수응답)로 △기존 거래처의 물량 감소(64.1%) △가격에서 경쟁사에 밀려(24.0%) △수출국의 정책과 규제(14.4%) △폐업·이전 등 현지 거래처 사정(11.1%) △현지생산으로 대체(9.2%) 등을 지목했다.

대상 국가별(복수응답)로는 수출 감소의 경우 중국이 39.4%로 가장 많았고, 미국(21.0%)과 아세안(15.2%), 일본(14.3%), EU(유럽연합, 14.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수출 증가는 미국이 29.0%로 가장 많았고, 중국(20.3%)과 아세안(19.4%), EU(12.3%), 일본(11.6%) 등 순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 해외마케팅, 신제품 개발 등으로 수출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경쟁사의 저가공세, 자국산 선호경향, 보호무역주의 등에 맞서려면 결국 수출전략을 대대적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며 “일부 국가로 편중돼 있는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하고, 중간재 중심에서 수입선 대체가 어려운 소비재와 첨단분야 고위기술 제품 중심으로 수출품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민과 관이 함께 작은 수출시장까지 맞춤형으로 개척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