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 86% “기준금리 추가 인상시 이자비용 감당 어렵다”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7-24 08:59 수정일 2023-07-24 10:07 발행일 2023-07-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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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1000대 제조기업 대상 자금사정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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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 쌓여 있는 5만원권 지폐.(사진=연합뉴스)

제조기업 86%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로 3.5%를 꼽았다. 현재 기준금리가 3.5% 점에서 향후 0.25%포인트만 추가 인상하더라도 상당수 기업이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사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동기보다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31.8%로 ‘악화됐다’(13.1%)보다 18.7%포인트 높았다. ‘비슷하다’는 기업 비중은 55.1%였다.

전경련은 “자금사정 개선의 주요 원인이 영업이익 증가로 인한 유보자금의 증가가 아니라 차입금 증가에 기인한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1000대 제조기업의 영업이익은 2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0조5000억원)보다 52.9% 줄었지만, 같은 기간 회사채 발행·은행 차입 등 직·간접금융 시장을 통한 차입금 규모는 660조9000억원에서 728조1000억원으로 10.2% 늘었다.

제조기업들의 차입금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기준금리는 2021년 7월 0.5%에서 올해 7월 3.5%로 지난 2년간 3%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평균 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에도 기업의 자금 수요가 증가(35.5%)할 것이란 전망이 감소(5.6%)할 것이란 전망을 크게 웃돌았다. 제조기업들은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으로 ‘설비투자’(38.7%)를 가장 많이 꼽았고 △원자재·부품 매입(32.3%) △차입금 상환(11.2%) △인건비·관리비(10.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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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경련)

자금조달 과정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환율리스크 관리(32.4%) △대출금리 및 대출 절차(32.1%) △책금융 지원 부족(15.9%) 등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위한 정책 과제로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최소화(34.3%) △정책금융 지원 확대(20.6%) △장기 자금조달 지원(15.9%) △경제주체의 금융방어력을 고려한 금리인상(15.6%) 등을 주문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수익성 악화로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금융비용이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하반기 설비투자 목적 등으로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활성화 차원에서라도 향후 기업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