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초거대AI ‘엑사원 2.0’ 첫 공개… “신소재·신약 개발에 활용”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7-19 11:17 수정일 2023-07-19 14:29 발행일 2023-07-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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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 4500만건·이미지 3.5억장 학습…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모델
“상위 1% 전문가가 AI 개발 중… 경쟁력 갖춘 ‘AI 컴퍼니’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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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콘서트에서 AI 플랫폼 '엑사원 2.0'(EXAONE 2.0)을 소개하고 있다.(연합)

LG AI(인공지능)연구원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멀티모달 AI는 시각과 청각, 촉각 등 다양한 ‘모달(감각)’을 동시에 받아들여 판단하는 AI를 말한다.

이번에 공개한 ‘엑사원 2.0’은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특허와 논문 등 전문 문헌 약 4500만건과 이미지 3억5000만장을 학습했다. 앞으로도 데이터 학습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은 게다가 현존하는 전문 지식 데이터의 상당수가 영어로 돼 있는 점을 고려해 ‘엑사원 2.0’을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언어 모델로 개발했다. 학습 데이터양도 기존 모델보다 4배 이상 늘렸다.

특히 초거대 AI의 고비용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 모델의 경량화, 최적화 신기술에 힘을 쏟았다.

이를 통해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는 게 LG AI연구원의 설명이다.

언어와 이미지 간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 모델은 이미지 생성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 모델보다 메모리 사용량을 2배 늘렸지만, 추론 처리 시간을 83% 단축해 비용을 약 66% 절감했다.

‘엑사원 2.0’는 또한, 고객사들이 원하는 용도나 예산에 맞게 모델 크기부터 종류(언어·비전·멀티모달), 사용 언어까지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전문가 AI’ 서비스 개발의 기반인 엑사원 3대 플랫폼 △유니버스 △디스커버리 △아틀리에도 차례로 공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다른 대화형 AI들과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각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한 답변을 생성한다. 질문과의 연관성이 가장 높은 전문 문헌들과 답변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단락도 보여준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플랫폼으로, 가장 먼저 신소재와 신물질, 신약 관련 탐색에 적용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디스커버리에 논문과 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분자 구조,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 비(非)텍스트 정보까지 AI가 읽고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심층 문서 이해(DDU)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1만회가 넘었던 합성 시행착오를 수십회로 줄이고, 연구개발(R&D) 소요 시간은 40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LG AI연구원의 설명이다.

LG AI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 그룹 내 화학·바이오 분야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엑사원 디스커버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신소재와 신물질, 신약 관련 R&D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인간에게 창의적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플랫폼이다. 저작권이 확보된 이미지와 텍스트가 짝을 이룬 페어 데이터 3억5000만장을 학습한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이미지 생성과 이해에 특화한 기능을 제공한다.

LG AI연구원은 올해 3분기에 그룹 내외부의 전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중 언어 모델과 양방향 멀티모달 모델을 모두 상용화한 기업”이라며 “세상의 지식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상위 1%의 전문가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며 다른 생성형 AI와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컴퍼니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는 지난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20년 그룹 AI 연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LG AI연구원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향후 5년 간 AI·데이터 분야 R&D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해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