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한끼·토콘·쇼츠에 청년전자까지… 전경련 김병준號는 왜 MZ 노래 부를까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6-30 06:35 수정일 2023-07-02 15:26 발행일 2023-06-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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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왼쪽 3번째)이 29일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청년전자 1기와 오찬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취임 이후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무기로 MZ(1980년 대 초반~2000년대 초 출생)세대와의 소통 접점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전경련에 꼬리표처럼 달라붙는 ‘정경유착’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떼어내고 젊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청년전자’와 오찬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청년전자는 청년 전경련 자문단의 약자로,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이 2030세대 목소리를 듣고 조직 문화로 구현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지난 5월 초 공식 출범을 했으며, 1기에는 평소 경제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만 18세 고등학생 대표부터 대학생과 대학원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까지 다양한 소속의 20~30대 청년들이 포함됐다. 카이스트 출신의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 업체 대표와 미국 세무사 자격증을 가진 회계법인 소속 회사원 등 다소 특이한 이력을 지닌 청년들도 ‘청년전자’ 1기로 활동하는 중이다.

‘청년전자’ 1기 선발 당시 전경련은 “현재 이미지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서술해 준 신청자들 중 연령·소속·성비를 고려해 다양한 MZ(1980년 대 초반~2000년대 초 출생)세대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청년전자’ 1기는 연령별로 10대 1명, 20대 7명, 30대 2명으로 구성됐으며, 남녀 성비는 6:4다. 이들은 오는 10월 말까지 6개월 동안 활동하며, 이 기간 전경련 사업에 대해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MZ 관점 의견, 관련 사업 아이디어 등을 자문한다.

이번 김병준 회장직무대행과의 오찬도 그 연장 선상에서 이뤄졌다. 전경련 측은 “전경련의 사업·이미지 등에 대한 MZ세대의 솔직한 의견을 경청하고, 더 나아가 비판을 수용함으로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 첫 결과물이 전경련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개설이다. 전경련은 지난 2일 청년전자의 자문을 받아 인스타그램 계정을 새로 오픈했다. 이 계정에 처음으로 올린 콘텐츠는 지난달 25일 열린 ‘갓생(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바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의 MZ세대 유행어) 한끼’ 행사였다. ‘갓생 한끼’는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성격을 띤 전경련 주최 국민 소통 프로젝트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박재욱 쏘카 대표,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가 참여해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전경련은 또한 지난 23일에는 한국판 TED(미국의 비영리재단에서 다양한 주제로 정기 강연회를 펼치는 것)인 ‘드림워크 토크콘서트’를 열고 MZ세대에게 한걸음 더 다가섰다.

‘갓생 한끼’에 이은 국민 소통 2번째 프로젝트인 ‘드림워크 토크콘서트’를 통해 MZ세대 400여명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방송인 타일러 라쉬 등 젊은 리더들과 꿈을 향한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경련은 지난 21일부터 유튜브 쇼츠(shorts, 짧은 동영상) 콘텐츠도 선보이는 중이다. 길이가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전경련의 활동과 메시지를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쇼츠 영상은 전경련 공식 유튜브 채널 ‘전경련TV’를 통해 주 1회 업로드된다. 뿐만 아니라 전경련이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9일에는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축구협회, 붉은악마, 서울특별시(종로구청),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U20 월드컵 4강 기원’ 길거리 응원전도 펼쳤다.

이상윤 전경련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본부장은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계속 만들겠다”고 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