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주정상회의 인태회의 개최…윤 대통령 “부패, 민주주의 위협·자유 억압”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3-30 15:13 수정일 2023-03-30 15:14 발행일 2023-03-31 4면
인쇄아이콘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태지역회의 환영사하는 윤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태지역회의 환영사하는 윤석열 대통령(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본질적으로 이야기하면, 진실에 반하고 진리에 반하는 것 일체가 바로 부패”라며 “그것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자유를 억압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이틀차인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장관급 인도·태평양 지역 회의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에서 인태 각국 고위 인사들과 주한 외교단, 민간 전문가, 시민사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패 대응에 있어서의 도전과 성과’를 주제로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태 지역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훼손하고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하는 부패 문제가 민주주의와 직결돼 있다는 인식에서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동체의 의사결정 시스템이고, 또 법치는 사람의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로서 공동체 구성원의 자유와 공존을 가능케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개별 부패 행위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개별 부패 행위의 본질을 추출하면 바로 공동체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고 마비시키는 것”이라며 “특정 집단과 세력이 주도하는 허위정보 유포와 그에 기반한 선동, 폭력과 협박, 은밀하고 사기적인 지대추구 행위, 이런 것들이 바로 민주주의라는 공동체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고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을 일궈내는 데 도움을 준 국제사회에 보답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번영을 위한 공동의 비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인태지역 국가에 전자정부·디지털·기술 역량 강화·투명성·반부패 등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향후 3년간 1억달러 규모의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1.5 트랙 청년 포럼’ 방식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증진’ 프로그램을 추진해 인태지역 청년들이 자유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한국이 반부패 법제를 개선하고, 형사사법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부패 대응 역량을 강화해왔다며 “법에 기초한 성역 없는 수사와 엄정한 처벌은 부패 대응의 기초다. 사회 각 분야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은 부패를 제거하는 최선의 방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적 차원의 부패 대응도 중요하다”며 “자유·인권·법치·민주주의라는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함께 연대해 초국가적 부패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반부패를 위한 국제 협력 △반부패 활동에 있어 비정부 관계자의 참여 △기술과 반부패 △금융 투명성과 청렴 등 4개의 세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민주주의 진영이 직면한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자 지난 2021년 미국 주도로 처음 열렸다. 올해 2차 회의는 미국과 인태 지역을 대표하는 한국뿐만 아니라 잠비아(아프리카), 네덜란드(유럽), 코스타리카(중남미) 등 총 5개국이 함께 주최했다. 전날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정상들이 참여한 본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다. 아울러 한국은 차기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host)할 것이라고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통해 밝혔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