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연일 고공행진… 카드론 금리 다시 오르나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7-04 12:37 수정일 2022-07-04 13:15 발행일 2022-07-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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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연합뉴스)

카드사의 자금 조달로인 여전채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의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그간 우대금리 경쟁을 통해 13% 안팎의 금리를 유지해 왔으나 더 이상의 출혈경쟁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KB국민·삼성·비씨카드가 발행하는 금융채II AA+의 금리는 4.366%, 현대·우리·하나카드와 현대캐피탈이 발행하는 AA- 3년물의 금리는 4.600%를 기록했다.

지난달 8월만 해도 1%대였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 3월, 2014년 6월 이후 7년 8개월 만에 3%를 돌파했다. 이후 지난달 7일에는 10년 만에 4%를 넘어섰다.

여전채 금리가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국고채와의 격차(스프레드) 역시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초 0.55%였던 여전채와 국고채 3년물 스프레드는 1일 기준 0.92%p까지 급격하게 벌어졌다. 격차가 커진다는 것은 카드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웃돈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카드사는 조달자금의 70%를 여전채를 통해 마련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가 오르고 국고채와 금리차가 벌어지면 직격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간 카드 업계는 지속되는 금리 인상기조에도 불구하고 13%대로 카드론 금리를 유지해왔다. 올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확대 시행된 데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감소에 직면하면서 카드론 고객 유치에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고객 이탈 최소화 차원에서 일제히 조정금리 경쟁에 나섰다. 조정금리는 우대금리와 특판금리 할인 등 기준 가격에서 조정하는 금리를 뜻하는 말로, 조정금리가 높을수록 카드사가 남기는 마진을 줄어들고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많아진다. 지난해 말 0.79% 달했던 카드사의 조정금리는 최고 2.38%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카드 업계는 이 같은 출혈경쟁을 더는 이어 나가기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 고객의 수요가 여전채 발행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와 같은 인상 추이가 이어지면 조정금리 경쟁을 이어 나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카드론 금리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다만 카드론은 서민들이 애용하는 급전창구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대한 업계의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