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순이익 40% 고배당… 일부 먹튀 논란 야기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4-21 11:57 수정일 2022-04-22 15:11 발행일 2022-04-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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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자료=각 사/정리=브릿지경제

보험·저축은행권의 업계 상위권에 있는 기업들이 배당을 자제한 것과 달리 외국계 금융사들이 지난해에도 고배당 정책을 이어갔다. 씨티은행 등 외국계 기업들의 국내철수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먹튀’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21일 브릿지경제가 지난해 지난해 결산 배당을 실시한 외국계 보험·저축은행사 7곳의 배당정책을 분석한 결과, 배당성향은 38.1%로 전년 대비 2.5%포인트(p) 상승했다. 보험업권 4개사 중 3개사의 배당금이 늘어났고, 저축은행 3곳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올해도 고배당 정책을 이어갔다. 동양·라이나·AIA·메트라이프생명의 지난해 총 배당금은 3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687억원)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39.2%로 4.6%p 올랐다. 같은 기간 이들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8536억원으로 11.1%(855억원) 늘었다.

특히 동양생명이 배당총액을 9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나 급증했다. 배당성향은 35.1%로 6.5%p 상승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배당총액은 270억원으로 22.7% 늘었다. 2년새 총배당액이 68% 이상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15.9%로 0.4%p 하락했다.

라이나생명의 지난해 결산 배당과 중간 배당을 합친 배당총액은 1413억원으로 5.8% 줄었다. 반면 배당성향은 60.6%로 18.6%p 상승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2311억원으로 34.8%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AIA생명의 배당금은 700억원으로 16.7% 늘었고, 배당성향은 1.4%p 상승한 39.8%로 나타났다.

외국계 보험사들의 고배당 정책은 국내 보험사들이 자본금을 쌓아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반대 행보다. 생명보험업계 ‘빅4’ 인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았다. 배당을 진행한 삼성생명(36.7%), 교보생명(31.4%)의 배당성향을 웃돈 곳은 3개사다. 금융당국은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비율(K-ICS)에 맞춰 자본건전성을 우려하며 주주배당을 줄여 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것을 권고 하기도 했다.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와 달리 저축성 보험을 팔지 않고 보장성 보험 위주로 영업해서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저축은행도 대형 저축은행들이 올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과 달리 수년 째 거액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JT친애저축은행·JT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의 3개사의 총 배당금은 190억원으로 39.1% 감소했다. 3개사의 배당성향은 24.9%로 나타났다. 하지만 JT친애저축은행이 모기업을 돕기 위해 실시했던 2020년 중간배당금을 제외하면 총 배당금은 46.2% 늘어났고, 배당성향도 5.9%p 상승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총 배당금은 101억원, 배당성향은 25.9%로 조사됐다. 2020년 중간배당금을 제외하면 전년과 동일한 수치지만 순이익은 6.0% 감소했다. 배당금 전액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계 회사 넥서스뱅크에 지급된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은, J트러스트 그룹이 진출해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 지원을 위해 2020년 중간배당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JT저축은행도 작년 이례적으로 배당을 실시했다. 2015년 옛 SC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최초다. 배당금 전액 60억원은 지분 100%를 보유한 J트러스트 측에 지급됐다. 배당성향은 20.2% 수준이었다.

조은저축은행도 전년과 동일한 3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당기순이익이 58.3% 증가하면서 배당성향은 37.1%로 21.6%p 하락했다. 조은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홍콩계 채권 전문 금융투자그룹 에스씨 로이 파이낸셜(SC Lowy Financial HK Ltd)로 지분율은 99.9%다.

반면 일본계 저축은행인 업계 1위 SBI저축은행과 올해로 한국진출 13년차인 OSB저축은행은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