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첫 '조 단위' 투자 선언…"2025년 매출 4兆 목표"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2-03-28 13:33 수정일 2022-04-29 18:10 발행일 2022-03-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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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소재서 2조8000억, 바이오 통해 1조 창출
공격 R&D·M&A 투자 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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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현 SK케미칼 사장이 28일 정기 주주 총회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 제공=SK케미칼)

SK케미칼이 2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사업구조 재편작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별도 기준 연간매출을 작년의 4배 가량인 4조원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사업구조 재편은 석유계 플라스틱을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교체하고, 제약사업의 경우 합성의약품 중심에서 바이오분야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SK케미칼은 28일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소재사업에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폴리에스터 제품의 원료를 2025년까지 50%, 2030년까지 100% 재활용플라스틱으로 바꿀 계획이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로 수요 급증이 기대되는 재활용플라스틱에 적극 투자해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회사는 현재 울산 등 국내에만 두고 있는 코폴리에스터 생산기지를 해외 주요 거점으로 확대함으로써 생산능력을 2025년 30만t, 2030년 45만t으로 증대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SK케미칼은 재활용플라스틱의 원료로 쓸 폐페트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폐기물 수거업체가 수거하는 폐트병을 재생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기존 판매망을 통해 공급하는 식이다. 회사는 안정적인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망 및 판매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지속가능 플라스틱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사회적인 가치를 사업성과로 연결시킨다는 복안이며, 이를 통해 국내 폐페트의 약 20%를 자원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SK케미칼은 자연 유래 성분을 플라스틱 원료로 활용하는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미 기술 개발을 마친 바이오소재 ‘PO3G’와 생분해플라스틱인 고유연 PLA 등을 상용화, 확대하기 위해 생산설비 구축·신사업·파트너십 등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은 2030년까지 39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청정 에너지 사용으로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SK케미칼은 생산과정에서 활용하는 에너지 인프라에 42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석탄 화력 발전을 2024년까지 액화천연가스 열병합 발전으로 전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인프라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제품 포트폴리오의 ‘저탄소 혁신’까지 더하면 2040년 예상 탄소배출량인 약 137만t의 전량 상쇄가 가능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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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의 매출 목표 (자료 제공=SK케미칼)

제약 분야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근골격계 및 신경계 전문 의약품사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바이오 전반으로 영토를 넓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SK케미칼은 이미 역량을 쌓아 온 △류마티스성 관절염 △비알콜성 지방간염 △섬유화 질환 등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자체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세포 치료제 △유전자 편집 △유전자 치료제 △표적 단백질 분해 등 신규 영역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 같은 파트너십을 통해 신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은 회사의 두 핵심사업 모두 인류의 지속가능성으로 귀결된다고 강조하면서 “바이오·재활용 플라스틱 및 신약 개발과 관련해 수십 년간 기술력을 축적하며 사업기반을 조성해 온 SK케미칼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SK케미칼은 지난해 복합소재 및 PPS 사업 매각으로 재원을 마련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보유자산과 사업이익을 활용해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인수합병 투자 등도 고려하겠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