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세 개의 엔진으로 달린다…올해 '2조 클럽' 입성 청신호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8-02 14:08 수정일 2021-08-02 14:09 발행일 2021-08-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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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그룹 2021년 2분기 경영 실적 (자료 제공=효성 그룹).JPG

효성첨단소재·효성티앤씨·효성화학 등이 인적 분할 후 최대 경영 실적을 거두면서 효성 그룹의 연간 영업 이익 ‘2조 클럽’ 입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2일 효성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티앤씨, 효성화학은 2분기 실적에서 외형 성장과 흑자 전환 모두에 성공하는 등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각 사 주력 제품들이 수급난으로 강세를 띄면서 효성의 ‘역대급’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효성첨단소재는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8724억원과 영업익 1178억원을 거뒀다. 영업 이익률은 13.5%에 달한다.

타이어 코드의 강세가 효성첨단소재의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진단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당사가 세계 1위인 폴리에스테르 타이어 코드 시장부터 나일론 타이어 코드에서도 호황을 누렸다”라며 “현재까지 타이어 코드에 대한 수요는 교체용 타이어 중심이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신차용 타이어까지 가세해 효성첨단소재는 3분기에도 2분기 영업이익을 재차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소 섬유도 수요 증가에 따라 판매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 개선에 일조했다. 탄소 섬유는 수소 탱크의 핵심 소재라는 점에서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스판덱스로 ‘코로나 특수’를 보고 있는 효성티엔씨는 3871억원의 흑자를 내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 영업이익의 1.5배 수준이다. 효성티엔씨는 30%가 넘는 점유율로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1위다. 스판덱스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또한 가치 소비 트렌드에 친환경 섬유 ‘리젠’ 등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 실적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폴리 프로필렌(이하 PP)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881% 폭증했다. PP는 가구와 각종 용기, 섬유, 자동차 부품 등 들어가는 플라스틱 소재다. 해운 물류 대란으로 PP 시장이 수급난을 겪으면서 PP 가격은 올해 초와 비교해 절반 이상 가격이 뛰었다. 여기에 효성화학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과 유럽 지역에 PP 수출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영업이익 개선을 꾀했다.

하반기에는 효성화학의 베트남 소재 PP 공장이 증설을 마치고 본격 가동하면서 PP 사업 이익이 더 확대할 전망이다. 이 밖에 전자 기기 판매 증가로 반도체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삼불화 질소와 액정에 들어가는 TAC 필름의 이익도 꾸준히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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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엔씨 스판덱스 생산 라인 (사진 제공=효성 그룹)

지분법 계열사들의 호실적에 따라 지주 회사인 (주)효성도 영업이익 2180억원을 거두며 2018년 분할 이후 최대 실적으로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315.6% 급증한 수준이며, 시장 전망치인 약 15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효성의 전체 영업이익은 올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효성의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2조3000억원대일 것으로 관측했다. 효성은 2016년과 2019년에 각각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으나 2조원은 아직 넘지 못했다. 효성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주요 계열사들의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에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