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에너지로 전력 수요 감당 못한다” 2050 탄소 중립 ‘적신호’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18 16:36 수정일 2022-05-11 22:51 발행일 2021-07-19 3면
인쇄아이콘
"탄소 배출량 내년까지 증가해 역대 최대치 기록할 전망"
1
사진 제공=국제에너지기구(IEA)

코로나19 확산으로 웅크렸던 세계 경제가 기지개를 켜면서 전력에 대한 수요가 내년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그러나 재생 에너지만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이에 따라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를 실현하겠다는 세계 각국의 목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5일(현지 시간)에 2021년 반기 전력 시장 보고서를 발간, 올해 및 내년 세계 전력 수요가 전년 대비 각각 5%와 4%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완화로 산업 생산이 개선된 영향으로, 지난해와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앞서 2020년 글로벌 전력 수요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년보다 약 1% 줄어든 바 있다.

1
세계 전력 수요 추이 및 전망치 (자료 제공=국제에너지기구(IEA).JPG

전력 수요와 함께 재생 에너지 발전 규모도 급격히 늘면서 내년까지 성장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IEA에 따르면 재생 에너지 발전량은 전년과 비교해 7% 가량 증가했으며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8% 및 6%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재생 에너지만으로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IEA 측은 “재생 에너지만으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에 도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경제가 회복되면서 석유·석탄 등 화석 연료들을 기반으로 하는 전력이 급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IEA는 화석 연료가 올해 및 내년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45%와 40%을 각각 충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머지 증가분은 원자력이 충족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탄소 배출량 증가를 시사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저감 노력이 강조되고 있으나, 결국 탄소 배출량은 올해에만 3.5%, 내년에는 2.5% 늘면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케이스케 사다모리 IEA 이사는 “재생 에너지 전력이 여러 지역에서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탄소 중립을 이끌기에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다모리 국장은 “세계가 지속 가능성의 궤도로 전환하려면 청정 에너지 기술, 특히 에너지 효율성과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해야 할 것”이라 역설했다.

한편, IEA는 지난달 발표했던 2050 탄소 중립 로드맵에서 2020년에서 2025년까지 전 세계 탄소 배출 감축량의 4분의 3 가까이가 전력 분야에서 나타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또한 이 같은 탄소 저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석탄 화력 발전이 매년 6% 이상 줄어야 한다고 IEA는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