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수요 잡아라”…식품업계, 비건 푸드 내세워 시장 선점 경쟁 ‘후끈’

이효정 기자
입력일 2021-03-24 12:52 수정일 2021-05-11 09:30 발행일 2021-03-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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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비건 상품 기획전
(사진제공=롯데마트)

국내에서 채식 인구가 지난 10년 새 10배 가량 늘어나면서, 식품업계가 비건 제품을 줄줄이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4일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2008년보다 무려 10배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 중 식품이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관련 먹거리에 대한 식품 기업의 관심도 커져간다. 2018년 13개 식품이 비건 인증을 받은 뒤, 지난해에는 194개 품목이 신규 인증을 받았다.

[사진1] 풀무원의 식물성 지향 식품 체계
풀무원의 식물성 지향 식품 체계. (사진제공=풀무원)

이에 식품기업들도 비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풀무원은 24일 ‘식물성 지향 식품 사업전략’을 수립, 글로벌 시장에서 신제품을 본격 출시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에서 △식물성 원료로 만든 고단백질을 제공하는 ‘식물성 고단백질 식품’ △탄수화물 섭취를 저감하는 ‘식물성 저탄수화물 식품’ △동물성 고기의 대안으로 식물성 원료로 만든 ‘식물성 고기’ 등 20여종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비건 제품을 선보여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올해부터 식물성 대체육과 즉석편의식, 치즈 등으로 구성된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식물성 대체육은 물론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커피 브랜드도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선보이고 있는 메뉴에 비건 푸드를 적용해 눈길을 끈다.

스타벅스는 지난 2월 식물성 재료로 만든 케이크와 샌드위치를 내놨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앞서 국내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진행 결과, 커피와 함께 식사대용이나 간식으로 선택할 수 있는 식물성 푸드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높게 나타났다.

투썸플레이스는 비욘드 미트를 사용한 식물성 대체육 메뉴인 ‘비욘드 미트 파니니’ 2종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투썸은 지난해에도 고구마 바와 현미 누룽지칩 등 비건 간식을 내놓은 바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패스트푸드라는 인식이 강했던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비건 바람’도 주목된다.

버거킹은 올 2월 식물성 패티로 와퍼 불맛을 낸 ‘플랜트 와퍼’ 2종을 출시했다. 대체육 메뉴인 플랜트 와퍼는 버거킹 시그니처 메뉴 와퍼를 식물성 패티로 만든 제품이다. 롯데리아는 작년 2월 대체육 패티를 사용한 ‘미라클 버거’를 출시한 데 이어, 11월에도 채소과일농축액으로 육즙과 색상을 실제 고기처럼 만든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를 내놨다.

맥도날드는 해외에서 대체육 버거인 ‘맥플랜트’ 판매를 시작했다. 타사 브랜드의 비건 메뉴 등장에 맥도날드 역시 국내에서 비건 메뉴를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밖에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내달 1일부터 대체육으로 만든 ‘노치킨 너겟’ 을 판매할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비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간편식 비건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채식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업계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