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아니고 독감" 베네수엘라 母 거짓말에 4살 쌍둥이 등 일가족 사망

김세희 기자
입력일 2021-02-04 11:14 수정일 2021-02-04 11:14 발행일 2021-02-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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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타치라의 한 묘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네수엘라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여성이 감염 사실을 숨겼다가 일가족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3일(현지 시각) 현지 매체 라나시온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타치라주에 살던 베로니카 가르시아(36)는 지난해 12월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르시아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모두 양성이 나와 자가격리를 시작했지만 함께 사는 가족에겐 “심한 독감”이라고 거짓말하고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숨겼다.

열흘 후 남편이 방역 규정을 어기고 20여 명이 모인 가족 모임에 참석하자 가르시아는 비로소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털어놨다.

이에 남편과 자녀들은 코로나19 신속 검사를 받았고, 당시 결과는 음성이 나왔지만 사실 가족들에게도 이미 감염이 시작된 후였다. 가르시아의 상태가 악화되자 가족들은 2차로 PCR 검사를 받았고, 이번엔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결국 가르시아는 지난달 18일, 남편은 이튿날인 19일 차례로 병원에서 숨졌으며, 처음에 무증상이었던 딸 니콜도 이후 발열과 두통, 호흡곤란으로 입원했다가 부모 곁으로 갔고, 4살 쌍둥이마저 폐렴이 나타나 지난달 27일 함께 숨지고 말았다.

가족 모두가 세상을 떠나게 된 비극은 가르시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40여일 만이었다.

한편, 현지 매체는 “부부가 숨지기 전후로 아이들을 돌봤던 친척들도 현재 격리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