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마지노 민주주의

브릿지경제 기자
입력일 2020-03-10 14:40 수정일 2020-03-25 18:37 발행일 2020-03-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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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마지노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사전에 나오는 정식 시사 용어는 아니다. 아직은 상반된 의미를 가진 중의적인 정치 용어로 쓰이는 모양새다.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의 밑바닥에서 무엇인가 구현해 보려는 불굴의 의지로 해석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론 자기의 권한을 마지막까지 행사해 보려는 저속한 권위적 민주주의를 말하기도 한다.

좋은 의미의 마지노 민주주의란, 더 이상 밀리면 안 되는 지점까지 다다른 이들의 마지막 저항을 의미한다. 민주주의가 사수해야 할 마지막 기본마저 보장되는 않는 상황에 처했을 때, 민주주의의 마지노선에서 이를 지켜내려는 노력이다. 우리 역사에서는 4.19 혁명이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인식된다. 겉만 민주주의로 포장되어 있는 사회에서, 국민이 진짜 주인인 민주주의 정체성을 폭발시킨 의로운 항거였다.

좋지 않은 의미의 마지노 민주주의는 자신이 가진 힘을 마지막 하나까지 행사하려는 행태를 말한다. 민주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는 데 무엇이 문제냐며 ‘기득권’을 오·남용한다. 미성숙한 민주주의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 한국에서는 ‘국회’라는 비판이 많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