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솔로 모멘트

브릿지경제
입력일 2020-03-01 14:50 수정일 2020-03-03 08:54 발행일 2020-03-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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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의 경제학자인 로보트 솔로 교수는 우리 사회에 컴퓨터가 급속히 확산되던 십 수년 전에 컴퓨터 시대의 생산성에 관해 이렇게 얘기했다. “컴퓨터 시대가 열렸지만 생산성에서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사양 컴퓨터가 확산되면서 업무 효율성이 증대되고 디지털화로 인해 자연히 생산성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당시 미국 경제가 디지털화로 인해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를 당시 학자들은 솔로 모멘트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이 용어가 회자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두번째 솔로 모멘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에는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대상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 교수는 “테크 대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스타트업들의 혁신이 고사되어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일갈한다. 나아가 “이들 거대 테크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고용불안만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페이스북과 구글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했던 기술 기업들이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고 생산성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