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버닝썬·조국에 놀란 가슴, 펭수의 위로…2019년대한민국을 들끓게 했던 핫피플 ③ 9~12월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9-12-24 07:00 수정일 2019-12-24 07:40 발행일 2019-12-24 11면
인쇄아이콘
SHAOUntitled-3
상반기를 떠들썩하게 했던 버닝썬 사태의 시발점인 김상교씨부터 쉰이 넘어서야 결혼을 발표했건만 현직 변호사·전직 기자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폭로한 성폭행 의혹에 발목 잡힌 김건모, 트로트가수로 데뷔하며 이슈메이커로 등극한 유산슬 유재석까지 2019년의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버닝썬 사태로 그 민낯을 드러낸 승리와 양현석, 정준영·이종현·최종훈, 스스로의 표현처럼 ‘불쏘시개’로 뜨거웠던 여름보다 불타오르다 취임 35일만에 전격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으로 인해 2019년의 대한민국은 들끓었다.

더불어 결혼만큼이나 떠들썩했던 송혜교·송중기와 구혜선·안재현 등 스타커플의 이혼, 전미선·우혜미·설리·구하라의 극단적인 선택이 안타깝게 했고 박경이 쏘아올린 가요계의 사재기 의혹과 국민오디션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등이 공분을 샀다. 그런 중에도 BTS는 여전히 전세계를 호령했고 ‘미스 트롯’ 진 송가인은 삼촌·이모팬을 양산하며 트로트 스타로 자리매김했고 펭수는 속 시원한 입담과 귀여운 외모로 ‘직통령’에 등극했다.

9월 ‘제2의 BTS’에서 발목잡힌 몬스타엑스 원호

2019110101010000447
몬스타엑스 원호 (사진=몬스타엑스 인스타그램)
해외에서 제2의 BTS로 각광받던 7인조 보이그룹 몬스타엑스의 리드보컬 겸 댄서 원호(본명 이호석)가 과거사로 팀에서 탈퇴했다. 원호는 몬스타엑스 데뷔 전 예능 프로그램 ‘얼짱시대’에 함께 출연했던 정다은씨로부터 채무 이행을 촉구 받은 데 이어 2008년 특수절도 혐의로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설상가상 2013년 대마초 흡연을 했다는 정씨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지난 9월 경찰이 원호의 마약 투약 혐의 관련 내사를 진행한 사실도 알려졌다. 결국 원호는 팀에서 탈퇴한 데 이어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2015082001000954200041561
가수 우혜미 (사진제공=Mnet)

월드투어를 돌고 미국 ABC와 NBC방송에 출연하는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원호의 탈퇴 소식에 몬스타엑스의 해외 팬들은 소속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며 소속사의 결정을 비난했다.

이와 더불어 정다은 씨와 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 씨는 몬스타엑스의 또다른 멤버 셔누의 사생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개성있는 목소리 ‘우혜미’의 안타까운 사망 Mnet ‘보이스코리아’ 출신 가수 우혜미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수 한영애의 코러스 출신인 우혜미는 개성있는 창법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주목받은 가수다. ‘보이스코리아’에서 톱4까지 진출한 뒤 힙합듀오 리쌍 기획사와 계약, 리쌍의 ‘주마등’, 개리의 ‘바람이나 좀 쐐’ 등에 참여했고 자신의 싱글 ‘못난이 인형’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우혜미는 사망 전 새 싱글을 발표할 계획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10월 악플·女연예인 혐오·아이돌 정신건강에 경종울리고 떠난 설리 

설리, 숨진 채 발견<YONHAP NO-2800>
가수 겸 배우인 설리(사진=연합)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설리(본명 최진리)가 세상과 영원히 작별했다. 자신의 주관을 또렷이 드러냈던 설리는 여성연예인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드러낸 악플러들과 싸운 인플루언서이자 가수 겸 연기자였다. 에프엑스 활동 중 동료가수 최자와 교제 중인 사실이 알려지며 악성댓글과 루머에 시달리던 설리는 2015년 8월 팀을 탈퇴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후 속옷을 착용하지 않거나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늘 화제와 관심의 중심에 섰고 올 초 스타들이 악플에 대한 속마음을 밝히는 JTBC2 예능 ‘악플의 밤’ MC를 맡으며 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택한 설리의 사망에 악성댓글문화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하자는 청원이 올라왔고 포털사이트 다음카카오는 연예뉴스의 댓글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일부 매체의 과도한 보도도 도마 위에 오르며 언론의 연예인 장례 취재 관행에 변화를 안겼다. 2017년 샤이니 종현에 이어 설리가 또다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아이돌 스타의 정신건강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 BTS 인기 넘어선 EBS연습생 ‘펭수’ 

펭수 독사진 스틸 (3)
펭수 (사진제공=EBS)

남극에서 온 EBS연습생 ‘펭수’의 인기가 BTS를 앞질렀다. 키 2미티 10센티미터, 남극 ‘펭’씨에 빼어날 ‘수’자를 쓰는 펭수는 BTS와 뽀로로의 나라 한국에서 스타가 되기 위해 헤엄쳐 온 펭귄이다. 지난 3월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데뷔한 펭수는 추석 께 EBS가 선보인 ‘EBS 아이돌 체육 대회’에서 선배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EBS 김명중 사장 이름을 자유분방하게 부르는 모습, 재치있는 입담과 진솔한 위로로 2030 직장인들의 ‘직통령’으로 떠올랐다. EBS뿐만 아니라 MBC, SBS 등 방송사를 넘나들며 ‘방송대통합’의 주역으로 떠올랐고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조사한 ‘2019 올해의 인물’ 방송연예 부문에서도 송가인과 BTS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영국 BBC는 “무례한 펭귄이 BTS의 인기를 제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사우디 禁女의 벽 허문 BTS 

방탄소년단_미국 로즈볼 스타디움(5)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이 폐쇄적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빗장을 열며 자신들의 기록을 새롭게 썼다. 6월 한국 가수 최초로 ‘꿈의 무대’로 꼽히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선 방탄소년단은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하며 ‘최초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성이 남성과 동행해야 하는 ‘마흐람’ 제도가 있을만큼 보수적이고 나라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방탄소년단 공연 전 여성 외국인에게 규제를 푸는 등 개혁개방의 신호탄을 쐈다.11월 “네 몫까지 열심히 산다고 했는데”...설리 이어 구하라 비보 

'폭행 논란' 입 연 구하라<YONHAP NO-6795>
구하라 (사진=연합)

故설리 사망 당시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고 생의 의지를 다졌던 가수 구하라는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룹 카라 출신인 구하라는 생전 설리와 마찬가지로 악성댓글, 여성혐오와 싸워왔다. 특히 지난해 전 연인인 헤어디자이너 최종범씨와 폭행 사건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당시 최씨로부터 ‘몰래카메라’ 폭로 협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지만 피해자인 구하라는 온라인에서 끝없는 희롱의 대상이 됐다. 결국 구하라는 법적 분쟁 중이던 지난 5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우울증에 시달렸다.

 

영장심사 마친 프듀X 안준영 PD<YONHAP NO-2329>
엠넷(Mnet) ‘프로듀스X 101’ 안준영 PD(사진=연합)

사망 전 일본에서 의욕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려 했던 구하라는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며 안타까움을 남겼다. 

● 어른들의 욕심에 희생된 아이돌 연습생, ‘프로듀스’시리즈 안준영PD 7월 종영 직후 끊임없이 조작설이 제기돼 온 Mnet ‘프로듀스101’의 생방송 투표 결과가 결국 조작으로 확인되며 뿐만 아니라 2016년 방송된 시즌1부터 2019년 시즌4에 이르기까지 전시즌이 조작됐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당신의 소년 소녀를 뽑아달라”며 끊임없이 시청자들을 부추기고 유혹했던 제작진이 기획사로부터 향응을 제공 받은 뒤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도 커졌다. 시즌3격인 ‘프로듀스48’이 배출한 걸그룹 아이즈원과 시즌4 격인 ‘프로듀스X101’로 선발된 엑스원은 활동을 중단했다. 담당PD인 안준영PD와 CP였던 김용범CP는 검찰에 구속돼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 박경 SNS 한마디에 사재기 의혹 재점화

블락비 출신 박경이 지난해부터 가요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음원사재기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박경은 자신의 SNS에 일부 가수의 실명을 언급하며 “그들처럼 사재기 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파장은 컸다. 박경이 실명 언급한 가수들은 일제히 명예훼손으로 그를 고소했지만 가수 성시경, 이승환 등 중진 가수들이 사재기 유혹을 당했다는 지인들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가요계 일각에서도 소위 ‘바이럴 마케팅’이라 불리는 SNS 마케팅과 음원 사재기와의 연관성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Mnet ‘아시안 뮤직 어워즈’무대에서 “부정적인 방법도 좋지만 조금 더 정직한 방법으로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어떨까”라며 음원사재기 논란에 간접적으로 일침을 가했고 래퍼 마미손은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 등의 가사가 담긴 음원 사재기 비판 곡을 공개했다

 

12월 30년 국민가수의 몰락, 김건모 

2019103001010015660
가수 김건모 (사진=연합)

국민가수 김건모가 30년 가수 인생 중 최고 위기를 맞았다. ‘반백살’의 나이에 13살 연하의 피아니스트 장지연 씨와 결혼사실을 알려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현직 변호사와 전직 기자들로 이뤄진 한 유튜브 채널이 공개한 유흥업소 직원 강간 사건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유튜버들 중 현직 변호사인 강용석 변호사가 강간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김건모 측은 ‘거짓 미투’를 주장하며 해당 여성을 무고로 맞고소했다. 하지만 유튜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폭로의 수위를 높이며 집요하게 김건모의 성추문을 주장했다. 이들의 자극적인 폭로에 일각에서는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폭로만으로 성추행 당하는 것 같다”며 자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 위기의 유재석 구한 신인가수 유산슬 

유재석
MBC가 밀어주는 신인가수 유산슬 (유재석)(사진제공=MBC)

올초 MBC ‘무한도전’ 종영 후 위기에 빠졌던 방송인 유재석이 ‘유산슬’ 캐릭터로 예능 1인자 자리를 되찾았다. ‘유산슬’은 MBC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에서 유재석이 분한 신인 트로트 가수의 명칭이다. ‘합정역 5번출구’, ‘사랑의 재개발’ 등 단 두곡을 보유한 유산슬은 신인 트로트 가수의 활동 루트를 밟기 위해 KBS ‘아침마당’, TBS 라디오, SBS ‘영재발굴단’ 등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동하며 ‘펭수’에 이어 방송대통합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의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