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키움, 내년이 더 기대된다… 신구·타투 조화에 2020 가을야구도 예약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10-26 19:25 수정일 2019-10-26 19:29 발행일 2019-10-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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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타투 조화 속 막강 두산과 맞서 매 경기 투혼 발휘
서건창, 극적인 동점 적시타<YONHAP NO-2586>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9회말 2사 만루 상황. 키움 서건창이 동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가 5년 만에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 4연패를 당하며 물러났다.

하지만 힘 없이 물러난 4패가 아니라, 매 경기 투혼을 발휘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진검 승부를 펼쳤다. 두산에 비해 경험이 다소 부족했고 선발진이 잘 버텨주지 못한 탓이라, 이들 단점만 보완하면 당장 내년에도 한국 시리즈를 기대할 만한 전력이라는 평가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은 두산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외견상으론 4패였으나 경기 하나 하나를 들여다 보면 두산이 늘 가슴 졸이며 맞서야 했을 정도로 키움의 전력은 당당했다.

키움은 한국 시리즈를 맞아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 두 외국인 투수에 이승호, 최원태를 선발진으로 꾸렸다. 정규 시즌에서도 난공불락의 강력함을 보여 주었던 10명의 불펜진도 그대로 가동해 매 경기 10명 안팎의 투수를 올리는 ‘벌떼 야구’를 펼쳤다.

키움 히어로즈가 두산 베어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정도로 성장한 것은 지난 2016 시즌 이후 지휘봉을 잡은 장정석 감독이 중심이 된 팀 리빌딩 덕분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팀의 계투 및 마무리 요원이던 한현희와 조상우부터 과감히 수술대에 올렸다. 현장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던 장정석 감독은 2017년 7월에 히어로즈의 상징과도 같던 마무리 김세현을 KIA 타이거즈로 보내고 좌완 영건 이승호를 데려왔다. 이승호는 트레이드 2년 만에 키움의 보배 투수로 거듭났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원태, 안우진을 지명하는 남다른 안목도 보여 주었다.

2017년에만 5명을 타 구단에 보낼 정도로 완전히 다른 팀 컬러를 만들어 갔다. 올해 가을 야구에서 완벽한 중간 계투진을 구축했던 양현, 윤영삼 등을 드래프트에사 챙겼고, kt wiz에서 방출된 좌완 이영준을 데려와 볼펜 수호신으로 만들었다.

팀내 육성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신인들을 중심으로 타선도 다시 짰다. 강정호의 큰 공백을 김하성이라는 신인으로 채워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로 키웠다. 그 해 고졸 이정후를 받아들여 단번에 2017년 시즌 신인왕으로 올려 놓았다.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 박병호, 외국인 거포 샌즈, 관록의 타자형 포수 이지영 등과 신구 조화가 만들어졌다.

사실 재정이 탄탄하지 못했던 키움으로선 이 정도 성적 자체가 놀랍다. 장정석 감독이 내년에도 건재하다는 전제 하에 키움이 내년에도 가을 야구의 한 축을 꿰차는 것은 물론 우승까지 넘볼 정도로 강력한 팀으로 다시 태어날 것 임을 누구도 의심치 않는 분위기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