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충무로영화제로'로 가기 위한 숨 고르기 ‘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7-10 07:00 수정일 2019-07-10 07:32 발행일 2019-07-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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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작소]‘뮤지컬영화’라는 장르에 오롯이 방점을 찍었던 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내년부터 ‘충무로영화제’로 발돋움
개막행사 ‘올댓포시’, 개막작 유현목 감독 ‘오발탄’부터 ‘라라랜드’ ‘레미제라블’, 신작 ‘카나리아’ ‘포 에버 유’, 폐막작 ‘스위트 채리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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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사진제공=영화제 사무국)

2015년 프리 페스티벌을 포함해 다섯 번째 행사를 시작하는 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7월 10~13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중극장 블랙·소극장 블루)가 변화에 나섰다.  

중구청에 속한 중구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고 중구와 서울시가 후원하는 영화제는 구청장이 바뀌면서 예산이 재편되고 문화정책 방향의 전환과 기획의도·행사 정체성의 변화를 준비 중이다. 이에 ‘뮤지컬영화’라는 장르에 오롯이 방점을 찍었던 영화제는 5년차 행사를 ‘충무로영화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환점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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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포스터(사진제공=영화제포스터)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관계자는 “내년에는 ‘뮤지컬’이라는 이름을 안 쓰게 될 것 같다”며 “올해는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폭넓은 영화를 다채롭게 수용하는 영화제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영화계에 ‘충무로’는 독창적이고 상징적인(Initiative) 이름”이라며 “뮤지컬영화를 중심으로 한 장르영화제로 가져가기 보다는 그 ‘충무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확장된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4회 영화제는 한국영화 100주년과 ‘충무로’에 집중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명동 등에서 진행되던 야외행사는 사라지고 영화 상영은 충무아트센터로 일원화한다.

영화제 알리기도 SNS와 영상을 십분 활용해 트레일러, 침프TV 등을 유튜브, 네이버TV 등의 플랫폼에 공개하며 관객과 직접 대면하는 변화를 꾀했다. 그 변화 의지는 ‘더 쇼’ ‘클래식’ ‘싱어롱 침프’ ‘충무로 리와인드’ ‘탤런트 M&M’ ‘포럼 M&M’ ‘뮤지컬 단편 영화 공모전’ ‘교복 입은 예술가’ 등 섹션 곳곳에서도 감지된다.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는 작품과 포럼의 주제도 지난 5년을 되돌아보고 변화를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간 필름 유실로 볼 수 없었던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을 개막작으로 선정하며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한다. 더불어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 2에 출연 중이고 8월 16일 뮤지컬 ‘헤드윅’을 준비하고 있는 오만석의 사회로 진행되는 10일 개막식에서는 2017년 첫 선을 보인 서병구 안무가의 ‘올 댓 포시’(All That Fosse)를 앙코르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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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개막작 ‘오발탄’(사진제공=영화제 사무국)

개막작 ‘오발탄’은 영화제 관계자의 강력추천작으로 한국영화 100주년을 돌아보기 위한 선택이다. 이범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인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충치를 뽑을 여유도 없을 정도로 가난한 가장 송철호(김진규), 치매 노모,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아내(문정숙), 동생 영호(최무룡)와 명숙, 민호 등 녹록치 않은 삶을 다룬 부조리극이다.

‘오발탄’은 한국영화 걸작을 꼽는 설문에서 늘 1위를 차지했던 작품이다. 그간 필름 유실로 볼 수 없었던 ‘오발탄’은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된 필름의 존재가 확인돼 2015년 한국영상자료원이 디지털 복원했다. 그렇게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오발탄’은 충무로뮤지컬영화제에서 조윤성 음악감독이 작·편곡한 풀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KBS 성우극회원들의 목소리로 재탄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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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폐막작 ‘스위티 채리티’(사진제공=영화제 사무국)
‘올 댓 포시’는 뮤지컬영화 ‘캬바레’(1972),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카고’(1975), ‘달콤한 자선’(1966), ‘피핀’(1972) 그리고 1980년 제33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올 댓 재즈’(1979) 등으로 유명한 밥 포시(Bob Fosse) 대표 안무를 재구성한 댄스컬이다. 
폐막작 역시 팝 포시 감독의 1969년작 ‘스위트 채리티’(Sweet Charity)다. 1966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던 동명 뮤지컬을 스크린화한 작품으로 댄스홀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다정하고 상냥한 채리티의 꿈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 대해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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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신작 '카나리아'(사진제공=영화제 사무국)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라라랜드’ ‘오즈의 마법사’ ‘빌리 엘리어트’ ‘레미제라블: 25주년 특별 콘서트’ 등 5년에 걸쳐 충무로뮤지컬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뮤지컬영화들이 재상영된다. 더불어 신작 ‘카나리아’(Kanarie)와 ‘포에버 유’(Un‘avventura) 두편을 선보이기도 한다.
‘카나리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리스티안 올와겐(Christiaan OLWAGEN) 감독의 2018년작이다. 흑인 차별, 반공정책, 전쟁 등으로 억압되고 불안한 사회, 군합창단 소속 게이 청년이 겪는 고뇌 등이 멘델스존과 벨리니 음악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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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신작 '포 에버 유'(사진제공=영화제 사무국)
또 다른 신작 ‘포에버 유는 이탈리아 마르코 다니엘리(Marco DANIELI) 감독작으로 1970년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연인의 굴곡진 삶의 여정을 따른다. 이탈리아의 국민가수 루치오 바티스티이의 히트곡 ’모험‘(Un’avventura)에서 영감을 받아 주크박스 뮤지컬로 완성된 멜로드라마다. 
13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김홍준 예술감독의 진행으로 열릴 ‘포럼 M&M’(Furum M&M)에서는 ‘새롭고 확장된 영화제를 위하여’(Beyond CHIMFF, A New Horizon)라는 주제로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성장과 확장에 대해 토론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