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도 뽑아내기 힘든 류현진… 득점권 피안타율 0.037에 13경기 연속 2실점 이하 ‘괴력’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06-11 17:22 수정일 2019-06-11 17:32 발행일 2019-06-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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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MLB-LAA-LAD/ <YONHAP NO-2421> (USA TODAY Sports)
LA 다저스 류현진의 득점권 피안타율이 0.037까지 떨어졌다. 왠만한 실점 상황에서도 점수를 내주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인다. (연합)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다시 한번 철벽 방어 투수임을 입증했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0.037에 이를 정도로 왠만한 실점 상황에서도 점수를 내주지 않는 무시무시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불펜의 난조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지만, 선발 몫을 충분히 해낸 류현진에게 전문가들과 언론은 찬사 일색이다.

이날 류현진의 실점은 2회 콜 칼훈에게 맞은 1점 홈런 단 한 점이었다. 이로써 4월 26일 이후 무 피홈런 행진을 56⅔이닝으로 마감했다. 매 시즌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맞아 경기 흐름을 놓치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류현진은 특히 5회 2사 1, 3루와 6회 2사 2, 3루의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해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은 “류현진이 안타 7개를 허용하며 평소보다 날카롭지 못했지만, 6이닝 동안 문제가 된 것은 홈런 한 방 뿐이었다”며 류현진의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칭찬했다. 실제로 마이크 트라우트, 조너선 루크로이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압권이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류현진이 시즌 시작과 함께 13경기 연속 선발 등판해 실점을 2점 이하로 막은 역대 메이저리그 사상 두 번째 투수라고 소개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우완 알 벤턴이 1945년에 세운 15경기 연속 2실점 이하 피칭을 곧 따라잡을 기세다.

류현진은 이날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1.36으로 약간 올랐다. 1점 밖에 내주지 않았는데도 방어율이 올라갈 만큼, 그의 페이스는 경이적이다. 이날 활약으로 미국 언론들은 류현진의 올스타전 출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올스타전 선발투수가 되느냐 못되느냐가 최대 관심사일 정도다.

류현진의 투구가 더욱 놀라운 것은 비현실적인 ‘득점권 피안타율’이다. 이날 경기 호투 덕분에 득점권 피안타율이 0.043에서 0.037(54타수 2안타)로 뚝 떨어졌다.

류현진은 아쉽게 날린 10승에 대한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런 경기도 야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쿨하게 받아들였다.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한 것에 만족할 뿐”이라며 다음 10승을 기약했다.

득점권 상황에서 유난히 실점을 않는 비결에 대해선 ‘제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6회 위기에서 조너선 루크로이를 루킹 삼진으로 잡은 것도 결정구로 던진 볼이 제구가 잘 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오늘도 정말 좋았다. 주자 두 명을 내보내고 압박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류현진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투구를 펼쳤다”라고 말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