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전 승리 이끈 '3인방' … 이청용 권창훈 주세종 맹활약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03-23 11:37 수정일 2019-03-23 11:37 발행일 2019-03-23 99면
인쇄아이콘
결승골 환호하는 이청용<YONHAP NO-6435>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 이청용이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에 오랜 만에 합류한 3인방이 맹활약해 더 큰 기대를 낳고 있다.

독일 보훔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은 2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40분에 골 맛까지 보며 팀의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답답한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꿔놓는 한 방이었다.

이 골은 지난 2016년 9월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2년 반 만에 터진, 이청용의 A매치 9번째 골이다. 이청용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크로스가 워낙 좋았다. 파울을 하더라도 공을 따내자는 생각이었는데 운이 좋았다”며 늘 그렇듯이 겸손해 했다.

이청용은 특히 같은 또래인 기성용과 구자철이 잇달아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었고, 후배들 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며 아픈 속내도 드러냈다.

하지만 이청용은 이제 자신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이청용이 있음에 기성용과 구자철이 떠난 대표팀의 신구 조화와 전력 균형이 가능해 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평가다.

이청용이 이날 각별히 챙긴 후배가 있다. 바로 프랑스 디종에서 뛰고 있는 권창훈이다. 과거 자신처럼 오랜 부상 공백에서 복귀한 후배 권창훈이 이날 예전 기량을 어김없이 발휘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중앙 돌파 시도하는 권창훈<YONHAP NO-5806>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 권창훈이 볼리비아 수비진 사이로 드리블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1년 만에 대표팀으로 복귀한 권창훈은 실제로 이날 오랜 공백을 잊게 만드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2018 러시아월드컵 직전인 지난해 5월 갑작스런 오른쪽 아킬레스건 파열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던 권창훈은 이날 풀 타임을 소화하며 종횡무진 필드를 누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 결과에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뷰 내내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데 진한 아쉬움을 보일 만큼 강한 승부욕을 보여 주었다. 그는“다음 경기에서는 기회가 온다면 꼭 골을 넣어보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권창훈은 이날 자신의 100%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반 측면 미드필더에서 후반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바꿈을 했음에도 지침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 루트를 뚫었다.

이날 권창훈을 처음 기용했던 벤투 감독도 권창훈의 활약과 기본 능력에 합격점을 주었다. 권창훈도“벤투 감독님이 선수들 각자의 장점을 살리려 노력하신다. 덕분에 모든 공격수가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벤투 감독의 가장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선수는 수비수 주세종(아산)이었다.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로 생긴 중원 공백을 주세종이 효과적으로 메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손흥민에서 팀의 두번째 골을 만드는 정확한 장거리 패스를 보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주세종은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공수 조율과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하며 먕활약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정우영이 정상 컨디션으로 팀에 합류했어도 주세종을 내보내려고 했다”며 굳은 신뢰감을 보여주었다. 특히 패스와 측면 전환 능력 등이 좋은 걸 잘 알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계속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정우영도 벤투 감독과의 호흡이 만족할 만하다고 말했다. 대각선 패스를 통한 방향 전환을 요구한 벤투 감독의 전략을 제대로 이행해 이날 주세종은 예전 기성용처럼 측면 공간에 틈이 생길 때 롱킥으로 좌우 돌파기회를 많이 만들어 줬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