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표', 日냉랭"핵 폐기 발언 없어" vs 中긍정"미국 성의 보여야"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22 12:12 수정일 2018-04-22 14:30 발행일 2018-04-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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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ICBM 실험 중지' 1면 보도한 일본 신문들
‘북한, 핵·ICBM 실험 중지’ 1면 보도한 일본 신문들 (연합뉴스)

북한의 핵실험·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과 핵 실험장 폐기 발표에 대해 중국과 일본은 “환영한다”면서도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중국은 “정치적 대 사건”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미국이 성의를 보일 차례”라고 주장했고, 일본은 “핵무기 폐기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마이니치신문은 22일 일본 정부는 북한의 발표를 냉랭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국제 사회와의 대화 뒤에서 핵 미사일 개발을 계속 해와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 완전 폐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전날 도쿄 도내에서 기자단에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미사일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며 “핵무기의 폐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아 불충분하다”고 불만을 표명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인 행동이며 이러한(북한의 발표) 언급이 있어 제재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방미 중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워싱턴에서 “(북한은)그동안 여러 차례 약속했지만 핵 미사일 개발은 계속 이어졌다”며 “입만으로 뭐라 평가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NHK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쿄(東京)도내에서 기자들에게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면서도 “다만 중요한 것은 이런 움직임이 핵과 미사일의 완전 폐기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다. 이를 확실히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향후 대북 대응에 대해 “기본 방침은 변함이 없다”며 “이미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북한의 변화와 대응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협의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북한의 발표 소식을 신속히 전하며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은 핵 위협과 도발을 또 받지만 않는다면 절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며 북한 발표 소식을 신속히 전했다.

중국 외교부의 루캉(陸慷) 대변인은 전날 “북한의 이번 결정은 한반도 정세를 한층 더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유관 각국의 우려와 상호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관 각국이 서로 마주 보고 가면서 적절한 행동을 하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은 이를 위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명확히 약속을 하고 진정성을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뤼차오 연구원은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미국이 성의를 보여 줄 때”라면서 “대북 제재 축소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대북 제재에 대해 재고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북한의 발표로는)현시점에서 비핵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북한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비핵화의 세부 사항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