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패싱' 우려 日외무상, 남북 회담 앞두고 다음 주 방한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03 11:11 수정일 2018-04-03 14:24 발행일 2018-04-0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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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입장 밝히는 일본 외무상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고노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이달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방문을 추진 중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한반도 문제 논의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을 우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은 3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고노 외무상이 다음 주 9~13일 중 이틀 동안 한국을 방문할 계획으로 한국 정부와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고노 외무상의 방한 추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의견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가운데 한반도 문제 논의에서 소외되는 것을 우려해 뒤늦게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등에 있어 우리 정부의 협력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고노 외무상의 방한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남북 회담 중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고노 외무상은 또 북한에 대한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고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2015년 위안부 한일 협정’에 대한 성실한 이행을 요청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한일 위안부 협정에 문제가 있다는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에 대해“합의는 1㎜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북한에 제기해달라는 요청을 어느 정도 수용할지 불투명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견해 차가 커 평행선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통신은 내다봤다.

일본 외무상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이 위안부 협상을 위해 방한한 2015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한편, 오는 5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베 총리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