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책으로 대비하는 4차산업혁명시대 ‘AI가 인간을 초월하면 어떻게 될까’ ‘맥락지능’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8-03-30 07:00 수정일 2018-03-30 07:00 발행일 2018-03-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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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인간을 초월하면 어떻게 될까? ) | 사이토 가즈노리 지음 | 마일스톤 | 1만 3000원 | 사진제공=마일스톤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승리를 거두고 인공지능 스피커가 척척박사처럼 모르는 내용을 검색해준다. 대통령 직속기구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설립되는 등 여기저기서 변화를 위해 준비한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동방신기 최강창민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외국어, 기타, 요리 같은 개인 소프트웨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너도 나도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뚜렷이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기껏해야 인공지능, 빅데이터 정도를 언급하며 어렴풋이 개념을 그려나갈 뿐이다.

불안감이 가중되는 현실 속 4차 산업혁명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하고 인간의 소프트웨어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신간 ‘AI가 인간을 초월하면 어떻게 될까’는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사상가인 커즈와일이 인류-기계-문명의 미래를 예측하며 일찌감치 내놓은 ‘특이점’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특이점이란 ‘인간이 만든 과학기술이 스스로 더 우수한 과학기술을 만드는 시점’이다. 흡사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AI가 인간을 초월하는 ‘전 특이점’(Pre Singularity)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커즈와일은 2020년대에 전 특이점이, 2045년쯤에는 특이점이 도래하리라 예측했다.

저자는 ‘특이점’과 함께 살림 이스마일의 ‘기하급수’라는 또다른 키워드를 주목했다. ‘기하급수’는 앞으로 기술 발전은 이제까지의 속도와는 차원이 다른 폭발적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기술의 진화속도를 살펴보면 사회 전체를 뒤바꾸는 패러다임이 빠른 속도로 기간을 단축하며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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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에서 농경사회로 전환되기까지 약 200만년, 농경사회에서 18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기까지 1만년이 걸렸다. 산업혁명에서 제3차 산업혁명으로 지칭되는 정보혁명시대까지 불과 수백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기술의 진화속도가 빠를 때는 모든 의사결정에 ‘미래예측’이 필수적이다. 저자는 운전기사 부족으로 고전하는 일본의 지방버스회사를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신규졸업자를 3년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020년 자동운전 택시를 보급하기 위해 환경을 정비하고 있어 현실과 미래의 계획이 충돌한다.

기술이 지금까지와 같은 속도로 발전한다고 가정하고 계획을 세우면 용도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모든 의사결정에 ‘예측’이 필수적이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춰 인생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특이점’과 ‘기하급수’, 이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실마리를 잡으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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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 지능 |매슈 커츠 지음| 현암사 |1만 6500원|사진제공=현암사

또 다른 신간 ‘맥락지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해 상황을 읽어내고 예측하는 입체적 사고법을 강조한다. 즉 ‘맥락지능’이라는 인간의 소프트웨어를 향상시키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급속한 변화와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맥락지능’이란 쉽게 말해 행간의 의미를 읽는 능력이다. 맥락지능이 부족하면 서로 다른 배경에서 중시되는 가치의 차이를 간파하지 못한다. 직장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사람이 친구들과의 사적 모임에서도 같은 리더십을 내세우다 외면받는 경우가 그런 사례다.

저자는 ‘맥락지능’의 3차원 사고체계가 과거의 경험, 현재의 직관, 미래의 모호성과 연결해 비판적 사고를 체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지능이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방식에 따라 측정될 수 있는 특성이 아니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능력을 가리키는 개념도 아니다. 더 이상 지능이 표준적 정의에 부합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저자는 결국 변화무쌍한 미래는 맥락을 읽어내는 이들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한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