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사각사각, 두근두근, 꽈당…그래도 "괜찮아"! 소녀와 작가의 연필 끝이 전하는 위안 ‘선’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7-11-07 19:50 수정일 2017-11-08 10:12 발행일 2017-11-07 99면
인쇄아이콘
lineseon
선 | 이수지 지음 | 비룡소 출판 | 1만 5000원(사진제공=비룡소)

사각 사각.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어 천연 스케이트장이 돼주던 큰 논의 기억은 멋졌고 설렜다.

어린시절의 추억은 소녀를 작가로 성장하게 했다. 그 주인공은 최소한의 색과 선만으로 꾸린 그림책 ‘선’의 작가 이수지다.

보스턴 글로브 혼 북 명예상 수상작, 뉴욕 타임스 우수 그림책 작가 등에 선정된 그는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평가받는 한스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최종 후보에 오른 최초의 한국인이다.

이탈리아의 예술 그림책 출판사 꼬라이니에서 출간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 테이트 모던 아티스트 북 컬렉션에 소장됐고 ‘토끼들의 밤’은 ‘스위스의 가장 아름다운 책’ 상을 수상했다.

한국과 더불어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중국 등에 동시출간된 ‘선’은 하얀 빙판 위를 가르는 스케이트 날의 흔적이 새하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꼭 닮았다고 느낀 작가의 소회를 담았다.

소녀의 스케이트 날과 화가의 연필 끝이 그려가는 이야기가 생동감 넘치는 겨울과 상상의 세계 그리고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을 전한다.

‘파도야 놀자’ ‘거울 속으로’ ‘그림자놀이’ 등 ‘경계 3부작’에 이어 ‘선’ 역시 환상과 현실 등을 오가며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내는  소녀와 작가 의 연필 끝이 “넘어지거나 실패해도 괜찮다”고, “어떤 꿈이든 꿔도 좋다고”고 속살거린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