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동물농장 아저씨의 반려견 이야기,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7-08-04 07:00 수정일 2017-08-04 15:06 발행일 2017-08-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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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종 교수, 각종 동물 프로그램에 출연해 동물 교정 선보여
책은 개와 사람은 다른 종이라는 사실로 접근
쌤앤파커스 출판, 가격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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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1000만, 반려인 400만 시대. 오늘날 개는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 인간과 공존하고 있다. 귀여운 외모에 끌려 혹은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사람이 개를 입양한다. 하지만 개는 어디까지나 동물이다. 

처음에는 가족으로 입양하지만 자기 뜻에 따라주지 않는 개의 행동에 지친 주인은 결국 동물로서 처분한다. 그 순간 개는 유기견이 돼 다시 거리로 나온다. 특히 요즘 같은 휴가철에 많은 개가 버려진다. 다같이 먼 곳으로 여행을 갔다가 잃어버린 듯 자연스럽게 개를 버리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농민축산식품부는 올해 7월 26일까지 전국에서 동물 5만 3453마리가 버려졌다고 집계했다. 휴가철인 지난해 8월에는 월평균보다 1200마리 많은 7992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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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이웅종 지음|쌤앤파커스 출판|1만 5000원 (사진제공=쌤앤파커스)

개와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신간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는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을 주요 이유로 꼽는다. 

책은 개와 인간은 명백히 다른 종(種)이며 서로의 문화, 습성, 생활 환경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본질을 인정해야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개와 사람이 좀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SBS ‘TV 동물농장’에서 문제 반려견을 교정하며 인지도를 쌓은 이웅종 교수로 ‘동물농장 아저씨’이자 ‘상근이 아빠’다.

상근이는 과거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출연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의 개로 이웅종 교수가 실제 기르던 반려견이었다. 

두 프로그램 외에도 저자는 ‘아이러브펫’, ‘犬국민 토크쇼 왈왈왈’ 등 다양한 반려견 관련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했다. 현재는 이삭애견훈련소 대표로 재직 중이다. TV로 자주 접한 익숙한 저자이기에 책은 시작부터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책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개를 찾는 시작 단계부터 접근한다. ‘당신은 개를 사랑해서 키우는지 혹은 사랑이 필요해서 키우는지’ 독자에게 묻는다. 사랑의 방향은 다르지만 둘의 공통점은 개가 아닌 인간 중심 접근이다. 개에게 사랑을 주는 방법과 반대로 개에게서 얻길 원하는 사랑, 모두 인간의 관점에서 해석되고 적용된다.

서로 다른 종이기에 그 과정에서 당연히 오해가 쌓인다. 주인은 배변훈련이 잘 되고 짖지 않는 개를 원하지만 그건 인간의 욕심이다. 개에게도 저마다의 성격과 습성이 있다. 주인을 만나는 순간부터 개는 낯선 인간의 공간에 적응해야 한다. 3대 악마견으로 꼽히는 비글, 아메리카 코커스패니얼, 미니어처슈나우저를 향한 주인의 불만도 그들의 종 특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활동력이 뛰어난 이들에게 아파트로 대표되는 인간의 주거지는 답답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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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 저자 이웅종 교수. (사진 제공=쌤앤파커스 출판)
책은 10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처음 애견산업이 성장하게 된 배경을 시작으로 개의 특성, 훈련법, 인간 사회에 적응할 때 생기는 오해 등이 다양한 사진과 글로 소개된다. 개와 인간을 다른 것으로 규정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접근 방식은 흥미롭다. 아쉬운 건 깊이다. 두 종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 있을 정도로 속은 형식적인 내용으로만 채워졌다.

예를 들어 ‘개는 미성년 자식과 같다’, ‘개도 인간처럼 사회화 과정이 필요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등의 주제를 크게 쓰고 아래엔 사례와 저자의 메시지로 마무리되는 형식이다. 지금 개를 키우거나 미래에 반려동물을 입양할 사람이라면 책을 부담없이 공감하며 읽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만족감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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