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메모리 인수 유력] SK하이닉스 ‘낸드 영향력 확대’ 기폭제 될까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6-21 10:13 수정일 2017-06-21 10:22 발행일 2017-06-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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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사진제공=SK하이닉스)

일본 도시바 반도체부문의 유력 인수자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연합이 거론되고 있다.

21일 일본 언론 NHK는 도시바가 한미일 3국 연합과 우선적으로 교섭을 진행하는 안을 이날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제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향후 설비 투자에 필요한 자금 계획 등에 대해 한미일 연합과 막판 협상을 거쳐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정식 계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한미일 연합은 한국의 SK하이닉스 외에 일본 정부계 펀드인 산업혁신기구, 미국의 사모펀드 등이 참여해 2조엔(약 20조 453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중 SK하이닉스는 3000억엔(약 3조700억원) 정도를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SK하이닉스가 확보하는 도시바 반도체의 지분은 약 15%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SK하이닉스가 이번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에 성공할 경우 낸드플래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D램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굳히고 있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4∼5위에 그친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시장서 세계 2위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거물급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8200만GB(기가바이트)에서 오는 2020년 5억 800만GB로 연평균 4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낸드플래시를 채용한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최근 저장장치 시장이 하드디스크(HDD)에서 SSD 중심으로 바뀌면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 입찰전 참여 외에도 낸드 시장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2조 2000억원을 투자해 충청북도 청주에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신규 라인에서는 3D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주로 생산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3D 낸드 제품을 생산할 때 2D 제품 생산 시보다 장비가 대형화되고, 필요대수도 많아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생산기반의 선제적인 확보가 필요하다”며 “통상적으로 반도체 공장 건설에 2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 증설 투자가 중장기적 낸드플래시 경쟁력 향상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