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WD에 매각 어렵다"…美·日 연합 부상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5-26 16:04 수정일 2017-05-26 16:08 발행일 2017-05-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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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문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 절차를 추진 중인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WD)에의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도시바가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후보는 ‘미·일 연합’ 진영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전날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주거래은행에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둘러싼 현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WD)에 대한 매각은 현재로는 어렵다”며 “미일연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시바는 WD와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2차 수뇌부 회동을 갖고 WD에의 매각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공식 절차를 통해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브로드컴, 한국 SK하이닉스, 대만 홍하이 등 4개 진영과 매각 논의를 진행함과 동시에 WD와 개별 협상하는 투트랙 방식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번 도시바의 입장 표명은 WD와의 매각 협상이 쉽지 않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일본 정부도 WD가 도시바메모리 경영권을 손에 넣을 경우 그동안 크게 경계하지 않던 미국으로 안보 관련 핵심 반도체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가 유력 후보로 내세운 미일 연합은 일본의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투자펀드 KKR 등이 연합해 구성된 진영이다.

한편 도시바는 주거래은행들과의 만남에서 앞서 공식 입찰한 4곳이 2조엔(약 20조원) 규모의 인수 금액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1차 입찰에 이어 훙하이가 가장 많은 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후보가 도시바가 제시한 최저 금액을 넘긴 탓에 금액보다는 일본 정부와 여론 흐름이 이번 인수전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