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히는 가계부채 대책…10월 은행 가계대출 7조5000억원↑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11-10 13:35 수정일 2016-11-10 16:50 발행일 2016-11-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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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 2배 육박…이사철 주담대 5조5000억원 늘어
정부가 내놓은 각종 가계부채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계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가파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6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7000억원으로 9월보다 7조5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 늘었다.

월간 증가액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매년 10월 기준으로 작년(9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2010∼2014년 10월 평균 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또 올해 들어 8월(8조6000억원) 다음으로 두번째로 많은 증가액이다.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23조4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5조5000억원 늘었다.

9월 증가액(5조2000억원)보다 3000억원 많다.

윤대혁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꾸준한 집단대출과 가을 이사철에 따른 주택거래 수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표
(자료:한국은행)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3000호로 전월대비 2000호 증가했다.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71조6000억원으로 2조원 늘었다.

증가액이 9월(8000억원)의 2.5배 수준으로 뛰었다.

한은은 추석 연휴와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57조3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4조6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164조6000억원으로 5000억원 불었고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592조8000억원으로 4조1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258조1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취약계층으로 평가받는 자영업자 부채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기업 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한은이 설명했다.

10월 은행의 수신잔액은 1450조8000억원으로 13조90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이 지방정부 자금의 유입에 따라 6조2000억원 증가했고 수시입출식예금은 6조6000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잔액도 6조3000억원 늘어난 479조6000억원으로 파악됐다.

머니마켓펀드(MMF)는 5조1000억원 증가했지만, 채권형 펀드는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1000억원 줄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