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정규투어 7승 박성현 “체력에 문제없어… 더 많은 우승 하고 싶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입력일 2016-09-05 13:52 수정일 2016-09-05 13:58 발행일 2016-09-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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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5번홀 퍼팅전 그린을 바라보고 있다
2016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 정규 투어의 확고한 ‘대세’로 자리잡은 박성현.(사진제공=KLPGA)

2016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가 박성현으로 시작 해 박성현으로 끝날 조짐이다.

작년 12월 올 시즌 개막전 이었던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한 박성현은 15개 대회에 출전해, 7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컷 탈락한 대회는 없지만 2개 대회에서 기권했다. 또한 2개 대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톱10에 들었다.

많은 골프 전문가들은 박성현이 올 시즌 KLPGA 정규 투어 흥행을 이끌어 갈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다고 말한다. 박성현이 시즌 7승을 올릴 때까지의 과정을 집어 본다.

시즌 초 박성현은 개막전 우승 포함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순식간에 KLPGA의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전인지의 빈 자리를 메우며 KLPGA 정규 투어 흥행을 이끌 주인공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잠시 주춤했던 박성현은 지난 5월 정규 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매치 퀸’에 올라 1대1 승부에서도 주눅들지 않은 ‘강심장’을 과시했다.

시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박성현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LPGA 투어에 출전하고 귀국해 바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출전으로 정규 투어에 복귀한 박성현은 이 대회에서 시차 적응 실패 및 피로 누적으로 기권해 위기를 맞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출전한 제주삼다수 여자오픈과 보그너·MBN 여자오픈에서 2개 대회 연속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시즌 두 번째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라운드 경기 9개 홀을 마치고 기권했다. 이유는 캐디의 발목 부상으로 대체 캐디를 구하지 못해서 였지만, 성적이 부진해 평균타수 관리를 위해 기권했다는 구설수에 휘말렸다.

박성현은 4일 끝난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우여곡절 끝에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7승을 올린다. 하지만 3라운드 경기에서 늑장플레이로 1벌 타를 받았던 것이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늑장플레이로 벌 타를 받은 것보다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미숙함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박성현은 마지막날 경기에 이를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해 어떠한 상황에서 강한 정신력을 증명해냈다.

박성현이 올 시즌 7승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장기인 장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아이어 샷과 퍼트를 정교하게 가다듬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정신력과 집중력이 더해졌다.

박성현은 이에 대해 “뚜렷한 목표에 대한 믿음과 골프팬들의 아낌없는 응원과 성원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출전한 모든 대회의 샷 하나하나에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고, 항상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 또한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성현은 “올 시즌 목표는 5승이었는데 이미 달성했고, 이제 7승도 넘어섰기에 8승을 빨리 하고 싶다”면서 미소지었다.

박성현은 올 시즌 KLPGA 정규 투어 사상 시즌 최다 상금과 최다승 기록을 새로 쓸 준비를 마쳤다. 최다 상금 기록은 이번 주 열리는 KLPGA 선수권에서 예선만 통과하면 12억 991만 원의 상금을 벌어 2014 시즌 김효주가 가지고 있던 12억 897만 원의 기록을 깬다.

이어 2007년 신지애가 9승을 올리며 한 시즌 최다승 기록에도 2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제 KLPGA 정규 투어는 9개 대회를 남겨놓고 있다. 박성현이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남은 대회에 모두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한 시즌 최다승 기록 역시 갱신이 가능성이 높다.

만일 박성현이 올 시즌을 이 같은 기록들을 모두 갈아치우게 된다면, KLPGA 정규 투어 역사에 남을 스타가 될 전망이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