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SA 출시, 불완전 판매 되풀이돼서는 안된다

사설
입력일 2016-03-13 15:40 수정일 2016-03-13 15:57 발행일 2016-03-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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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재테크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오늘부터 첫선을 보인다. 14개 은행과 21개 증권사 등 모두 35개 금융회사들이 참여해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ISA는 계좌 하나로 예·적금 뿐만 아니라 펀드·채권·리츠·파생상품 등 각종의 투자상품을 한데 모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올해만 800만계좌, 24조원 정도의 신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1인 1계좌만 개설할수 있어 금융사들은 자동차와 해외여행 경품 등을 내걸고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1%대 저금리 시대에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고 보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둔 이 상품에 갖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상품구조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이해가 부족한 실정에서 걱정부터 앞선다. 무엇보다 ISA는 각종 채권을 비롯해 주가연계증권(ELS)처럼 원금보장이 안되는 파생결합상품과 펀드까지 투자한다. 자칫 상품선택과 운용이 잘못될 경우 고수익은 커녕 원금손실이 발생하고 깡통계좌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에 ISA 출시와 함께 그동안 증권사 등의 고유업무였던 투자일임업이 은행에도 허용됐다. 은행이 과연 투자자 자산을 위탁받아 제대로 운용할 만한 준비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경험없는 은행이 ELS 등을 원금보장 상품인 것처럼 팔았다가 증시 추락으로 원금마저 까먹을 수 있는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

ISA는 상품이 다양한 만큼 구조가 복잡하고, 소비자들이 금융사들의 상품운용 전략이나 수수료 규정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 투자위험이 매우 크다. 충분한 정보제공과 설명이 미흡할 경우 또 ELS 같은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 불완전 판매로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조금이라도 발생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한 확실한 제도 보완과 피해방지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