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나아갈 길, '단골고객'에게 물어보라

이채훈 기자
입력일 2016-02-22 11:35 수정일 2016-02-22 16:46 발행일 2016-02-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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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은퇴설계 서비스 개선에 고객패널 의견 20여건 반영
수협은행, 프로슈머단 간담회 아이디어 바탕으로 금융상품 개발
농협은행 제6기 고객패널
농협은행 제6기 고객패널 모집 안내 이미지. (출처=농협중앙회 홈페이지)

금융권이 핀테크 혁명 등으로 대변혁과 무한경쟁 시대로 들어선 가운데 고객패널 제도가 시중은행의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다음달 6일까지 15명 안팎의 제6기 고객패널을 모집한다고 22일 밝혔다. 고객패널은 농협은행이 개최하는 정기 모임에 참여해 고객 입장에서 농협은행에 바라는 상품·서비스 전반에 대한 개선점을 건의하게 된다.

시중은행들은 고객패널 활동을 통해 받아들인 제안들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서비스 개선의 밑거름으로 쓴다. 은퇴설계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해 힘쓰고 있는 농협은행은 고객패널의 아이디어 제안을 20건 이상 반영해 △부부 은퇴설계, 자녀교육·결혼자금 설계 기능 △입력 자산에 수익형 부동산 추가 △로그인 없는 은퇴설계로 서비스 접근성 강화 등에 활용했다.

특히 패널 제안은 행원의 친절 강화에 보탬이 된다. 고객 입장에서 느끼는 고충이 패널이 제안한 아이디어의 대부분이기 때문.

농협은행 고객패널들은 “민원 접수시 주소 쓰는 칸에 법인 구분 등을 필수로 써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있냐”는 등 세부적인 서류 기입 사항에 대한 불편부터 “고객 민원에 대해 답변할 때는 설득하려 들기보다 공감하려고 노력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글을 써달라” 등 직원의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까지 꼼꼼하게 지적하고 있다. 은행은 이를 서비스 운영에 반영하고 그 결과를 알려준다.

Sh수협은행은 프로슈머단(고객패널) 제안을 바탕으로 직원 서비스 규범이나 교재를 만들고 있다. 패널들은 다른 은행에서 겪은 괜찮은 서비스를 추천하기도 한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프로슈머단 간담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계좌이동제에 대비한 금융상품을 만들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말에는 올해 본격적으로 활동할 2기 프로슈머단을 선발했다.

한편 고객패널 제도를 도입한 은행들은 패널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소정의 혜택을 지급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6기 고객패널에게 월 활동비 60만원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채훈 기자 free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