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10명 중 8명 “4분기에도 전세가 오른다”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5-10-28 17:44 수정일 2015-10-28 18:53 발행일 2015-10-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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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단지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연합)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이 지방 5대 광역시를 넘어선 가운데, 경제전문가는 물론 일반국민조차 4분기에도 전세난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 물건 자체가 없는데다, 전세난을 해결할 만한 마땅한 전세대책조차 없어 서민들의 주거불안은 지속될 전망이다.

2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최근 연구원이 일반국민 1000명과 경제전문가 402명을 대상으로 2015년 4/4분기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국민의 67.7%, 전문가의 84.1%가 ‘상승’ 의견을 냈다.

1% 미만으로 오를 것이라는 ‘보합’ 의견은 각각 28.9%, 15.8%로 나타났다. 하락을 예상한 답변은 일반국민은 3.4%, 경제전문가는 0.3%에 그쳤다.

지역별 전세가격 전망에서는 일반국민의 상당수가 수도권의 상승을 점쳤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을 예측한 답변이 80%였고, 경기와 인천도 각각 79%와 76.3%에 달했다. 지방 5대광역시는 지역별로 10명 중 5명 꼴로만 전세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가격 상승을 예측한 이유로는 일반국민(59.5%)과 전문가(48.8%) 모두 ‘전세물량 감소’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저금리의 여파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속속 전환하면서 전세매물 자체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월세 거래량을 살펴보면 서울을 기준으로 3분기 전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한 반면, 월세는 7.8% 증가했다. 당연히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9월 전국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5.8%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마저도 확정일자를 신고하지 않은 순수월세가 포함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짙다.

이런 상황에서 수급불균형을 오히려 심해지는 양상이다. 여전히 전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데다, 업계에서는 당장 서울에서 내년까지 재건축·재개발로 이주를 해야 하는 수요만 6만여 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물량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만2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마땅치가 않다. 현재 정부의 전세대책은 쉬운 전세대출과 낮은 대출이자에 집중돼 있으나 매물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기업형임대주택 뉴스테이는 고가 월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전세의 월세 전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건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 압박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일부 세입자들이 수도권 신규분양으로 눈을 돌리고는 있지만 입주까지 2~3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