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03.7원… 5년 2개월 만에 최고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5-09-07 17:31 수정일 2015-09-07 17:45 발행일 2015-09-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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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하는 원/달러 환율
원·달러 환율이 5년여 만에 종가 기준으로 1200원대에 진입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br><br>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넘어서며 5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 탓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높아졌고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해 달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시장심리가 작용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오른 1203.7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0년 7월22일(1204.0원)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1202.0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저점을 낮췄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확대해 1207.1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중국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안전자산 선호성향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지난 4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겼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미국 실업률은 5.1%를 기록해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8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달보다 17만3000건 증가에 그쳐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1만7000건을 크게 밑돌았다.

홈플러스 매각 이슈와 관련해 달러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쳐진 데다 실제 일부 물량도 유입되며 달러상승을 견인했다.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해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관련 달러 수요를 5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미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온 데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추가 상승폭이 크진 않겠지만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달러 수급,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까지 달러 상승 요인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도 “이달 16~17일 미국 FOMC가 열리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며 “연내 고점을 높여 1240~1280원대까지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