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률제가 '자충수' 되나… 좌불안석 카드사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5-09-02 15:59 수정일 2015-09-02 16:57 발행일 2015-09-02 6면
인쇄아이콘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의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며 어느 정도까지 떨어질 지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어찌 보면 이는 카드사들이 잇달아 밴(VAN)수수료 정률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자충수’에 가깝다는 게 금융권 해석이다.

2일 카드사 한 관계자는 “정률제 전환에 따른 수수료 인하 여지가 있지만 전체 매출 대비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하기에 여러 가지 변동 요소를 감안해야 한다”며 “대손충당금 비용 등 가맹점 수수료를 구성하는 비중이 매번 다르기 때문에 밴수수료 절감에 비례해 수수료 인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지난 5월부터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가맹점 수수료율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카드사 조달 원가와 비용을 분석,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력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카드사들이 밴수수료를 정률제 방식으로 변경하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7월 신한카드가 밴사 수수료를 정률제로 전환한 데 이어 현재 KB국민카드, BC카드를 비롯해 기업계 카드사도 밴사와 수수료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밴사는 결제금액과 상관없이 카드사로부터 결제 건당 100~170원의 정액 수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소액결제가 급증하는 데다 가맹점 수수료도 점차 낮아지자 카드사들은 1만원 이하 결제는 역마진이 난다는 이유로 밴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가맹점 수수료에서 밴수수료 비중이 큰 만큼 이번 정률제 변경으로 어느 정도의 수수료 인하 요인이 발생했는지 업계에서 불안해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에는 밴수수료, 자금 조달비용, 마케팅비, 일반관리비 등이 포함된다. 자금 조달비용에는 대손비용과 회사채 발행비용 등 각종 위험비용이 포함돼 있어 변동사항이 존재한다. 카드사들은 조달 원가 및 비용을 면밀히 분석 연말 적격비용이 산정되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 인하 효과를 가져올 지는 예상할 수 없다”며 “금융당국과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가 계속되고 있어 연말에 윤곽이 나와 내년초부터 새로운 수수료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