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환율시장, 이제 시선은 9월로 쏠린다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5-08-18 18:22 수정일 2015-08-18 19:02 발행일 2015-08-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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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상 전후로 달러당 1200원선 형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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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 날 코스피는 12.26포인트(0.62%) 내린 1,956.26으로 마감했다.(연합)

중국 위안화 쇼크로 국내를 비롯한 신흥국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9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중국발 환율 불안 속 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또 한번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원 오른 1185.0원에 마감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 기습 절하에 널뛰기 행보를 하던 원화가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지난 주 원·달러 환율은 중국의 연속된 위안화 가치 절하로 장중 한 때 1200원대에 육박했다가 다시 1174원대로 급락하는 등 일주일 내내 요동쳤다.

환율시장이 불안함을 보이는 사이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 두 달간 약 5조원의 외국인 투자자들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신흥국 통화 약세,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 등이 결합된 영향이다.

위안화 이슈로 인한 환율 급등세가 잠잠해졌지만 중국·미국발 영향이 지속돼 환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9일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줄 7월 FOMC의사록을 공개한다. 이와 함께 다음주 발표되는 미국 부동산지표와 Fed 총재 연설 등 금리정책에 중요한 변수가 남아있다. 특히 매파적(금리인상) 색채가 짙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Fed 총재 연설은 시장에 대한 관망 심리를 높이는 재료로 주목된다.

지난달 Fed는 FOMC 7월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지만 고용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며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특히 고용 시장과 관련 ‘훨씬 더’ 진행돼야 금리를 올리겠다고 한 과거와 달리 ‘조금만 더’ 개선되면 이란 표현으로 바뀐 만큼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미국 금리 인상시기가 임박한 만큼 9월은 국내 경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 등 신흥시장은 환율 변동성이 대폭 커져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금 이탈 우려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달 금통위에서도 “미 금리인상이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9월 위기설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으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일본 엔화 환율의 하락 압력과 중국 위안화 절하(환율 상승)의 틈새에서 원화 환율은 변동성이 다소 커질 우려가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을 전후로 1200원선을 중심으로 비교적 높은 구간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급등에 대한 경계감과 중국의 위안화 절하 속도 조절 등으로 원화가 기간조정을 거치겠지만 전반적으로 대외 변수에 따른 상승 압력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중국의 위안화 추가 절하에 대한 불안도 잠재적 악재다. 중국은 경기여건과 정책 기조 등을 고려해 올해 연말까지 위안화를 6~7% 추가 절하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신흥국 통화가치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면서 원화가치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실질실효환율을 고려하면 원화의 추가 약세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