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3관왕 손연재, 리우에서도 뜨거울 갈채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14 11:30 수정일 2015-07-14 13:03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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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체조 여자 리본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손연재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채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연재는 지난 12일 치른 개인종합결선에서 금메달을, 이날 열린 후프, 볼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곤봉, 리본 부문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연합)

브릿지스포츠팀 =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전관왕 등극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한 기대는 한층 높였다.

손연재는 13일 6천여 관중이 몰린 광주여대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 후프(18.300), 볼(18.250)에서 2개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전날 개인종합 금메달에 이어 2개의 금메달을 추가한 손연재는 3관왕을 차지했다. 또 곤봉(17.800)과 리본(17.800점)에서 2개의 은메달을 추가,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총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올림픽-아시안게임과 달리 개인종합과 종목별 결선을 모두 시상하는 만큼 최대 5관왕까지 노릴 수 있던 손연재는 아쉽게 3관왕으로 대회를 마쳤지만 2013 카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종목별 결선(볼) 은메달을 따낸 것과 비교할 때 괄목할 성장이자 성적이다.
 
불과 2년 만에 은메달 한 개를 금메달 3개로 늘린 셈이다. 안방에서 열린 경기인 만큼 홈 어드밴티지가 깔려있다고 해도 경쟁자들보다 좋은 연기가 아니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다.
 
홈이라고 해서 반드시 플러스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손연재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너무 긴장을 많이 했는데 광주에서도 역시 그랬다. 부담이 되긴 했지만 응원을 힘으로 여기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던 것이 집중력을 끌어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첫 종목인 후프에서 18.300점의 고득점을 올리며 금메달을 따냈고, 올 시즌 약했던 볼에서도 18.250점의 고득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관왕을 노렸던 손연재는 세 번째 종목인 곤봉에서는 연기 도중 수구를 떨어뜨려 17.800에 그쳐 경쟁자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18.200점)에 뒤졌다. 마지막 종목 리본 역시 17.800점에 그쳐 멜라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17.900점)에 이어 은메달에 만족했다.
 
유니버시아드 현장에서 손연재를 지켜본 체조 관계자들은 “손연재가 감점 요소를 최소화하며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1년 정도 남은 현 시점에서도 손연재는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 마르가리타 마문과 3위 야나 쿠드랍체바(이상 러시아)가 빠지긴 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한 손연재는 오는 9월 독일 슈트르가르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2016 리우올림픽을 향해 더 자신 있는 질주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상승세 속에도 고통은 감추고 있다. 손연재는 지난 4월 부쿠레슈티 월드컵 때 입은 발목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계속된 강행군 속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진통제로 버텼다. 하지만 그것을 맞아가며 가녀린 소녀는 훈련량을 오히려 늘리는 투혼을 불살랐다.
 
리우 올림픽을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삼고 있는 손연재는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리듬체조 세계선수권 준비에 들어간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진출 티켓이 걸린 매우 중요한 대회다. 손연재 말대로 올림픽 무대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아 행복했는데 이제는 결과를 얻기 위해 나선다. 그 시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리듬체조 팬들을 넘어 국민들도 손연재의 실력이 정점에 달한 것을 느끼며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했다.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자신의 리듬체조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손연재 각오를 들으면 벌써부터 2016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장에서의 환희를 상상하게 된다. 메달이라면 더 좋겠지만 지금처럼 부상에도 굴하지 않는 투혼을 보여준다면 지금의 박수갈채는 그때도 뜨거울 것이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