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 동반 몰락… 꿈의 800만 관중 물 건너가나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08 11:30 수정일 2015-07-08 15:06 발행일 2015-07-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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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으로 LG, 롯데, 기아(연합)

브릿지스포츠팀 = ‘메르스 사태’에 이어 전국구 인기 구단 LG-롯데-KIA(이하 엘롯기)의 동반 부진으로 역대 최다 관중을 바라보던 KBO 리그에 빨간 불이 켜졌다.

출범 34년째를 맞는 프로야구에서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은 지난 2012년 기록한 715만 6157명이다. 2008년을 기점으로 관중 수가 폭발한 프로야구는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뤘고, 2012년 정점을 찍었다. 2013년과 지난해 관중이 소폭 하락했지만 4년 연속 600만 관중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불과 11년 전, 230만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KBO(한국야구위원회)를 비롯한 야구계 안팎에서는 올 시즌 800만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신생팀 kt가 본격적으로 1군에 가세, 10구단 체제를 이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홀수 구단 체제(NC의 1군 합류)로 한 팀이 강제 휴식일을 가졌다. 2012년 700만이던 관중이 600만명으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이제 10개 구단 체제로 월요일을 제외하면 쉴 새 없이 프로야구가 이어진다. 무엇보다 경기수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128경기였던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16경기나 늘어났다.

프로야구를 더욱 즐겁게 만든 이야깃거리도 넘쳤다. 특히 ‘야신’ 김성근 감독이 현역으로 복귀하며 한화는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실제로 한화의 홈구장인 대전 구장은 표를 구하지 못해 발걸음을 돌리는 야구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명승부 제조기인 한화의 경기는 안방, 원정 가릴 것 없이 관중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물론 예기치 못한 악재도 있었다. 바로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였다. 전염성이 강하다는 특성으로 인해 지난달 전국의 야구장에는 급격한 관중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한 시즌 프로야구에서 5월 관중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6월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구름 관중을 보장하는 ‘엘롯기’의 동반 부진도 뼈아프다. 현재 이들의 순위는 나란히 7~9위에 위치해있다. 막내 kt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는 뜻이다. 시즌 중반을 막 지난 시점이라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지만 상황이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먼저 5할 승률을 유지하던 KIA는 타선의 침묵과 믿었던 선발진이 붕괴현상을 보이며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주말 kt와의 3연전을 모두 내준 장면이 KIA의 현주소를 말한다.

6월 한 달간 6승 15패로 부진했던 롯데는 타선의 힘이 막강하지만 선발부터 불펜까지 그야말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중요한 시기, 주축 선수들의 부진이 너무도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조금씩 승률을 높여가던 LG는 주말 삼성전 3연패로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렸다. 외국인 선수 부분 교체와 코치진 개편이라는 강도 높은 개혁의 칼을 꺼내들었지만 팀의 주축을 이루던 베테랑들의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 1300여명이다. 올 시즌에는 720경기로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지난해 수준만 유지해도 쉽게 800만명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평균관중수가 1만 449명으로 뚝 떨어져 이대로라면 800만명에 한참 모자라는 752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엘롯기의 성적은 프로야구 전체 관중 동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08년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1995년 이후 13년 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했고, KIA가 우승을 차지한 2009년에는 600만에서 조금 모자란 592만명까지 치솟았다. 지난 2년간은 롯데, KIA가 부진했어도 LG의 도약으로 650만명 선을 유지하게 된 프로야구다.

후반기 이들 세 팀의 반등이 없다면 사상 첫 800만 관중도 요원한 꿈에 불과하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