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수교 50주년 앞두고 오사카서 '한국 폄하 강연회' 열리나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6-11 06:19 수정일 2015-06-11 08:16 발행일 2015-06-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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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김효진 기자 = 한·일 수교 50주년을 하루 앞두고 한국에 대한 악의적인 감정을 조장하는 ‘혐한’(嫌韓) 강연회가 일본 오사카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JAPAN-SOCIETY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에 대한 악의적인 감정을 조장하는 내용의 강연회가 개최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AFP=연합)

일본 교도통신은 오는 21일 일본 오사카부립 노동센터(일명 ‘엘 오사카’)에서 개최될 강연에 관한 안내문을 인용 “현재 한국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를 불법 점거, 침략하고 있어 일한 관계는 전쟁 중”이라는 내용이 강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보도했다.

자위대가 서울을 공중폭격해도 이상하지 않으며 그 경우 선전 포고도 필요없다는 도발적인 주장도 담겨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강연 안내문에는 재일 조선인의 23%가 오사카에 거주하는 가운데 오사카의 날치기가 15년 연속 전국 1위, ‘강제외설’(성범죄의 일종)도 5년 연속 전국 1위라는 실정이 존재한다며 한반도 출신자에 대한 편견을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내용이 포함됐다.

강연회장이 좁아서인지 참석자 정원이 18명으로 돼 있으나 주최 측은 경우에 따라서는 강연을 촬영하거나 생중계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6월 21일은 한국과 일본의 국교 정상화 방침을 담은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의 서명 50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다.

이처럼 상징적인 날을 겨냥해 우익세력은 한국에 대한 악감정을 선동하는 행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코리아NGO센터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21일 추진되는 행사가 한국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조장·선동할 우려가 있다며 강연장 사용을 취소해달라고 오사카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오사카부 인권옹호과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를 우려하며 이같은 요구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강연회 주최 측은 강연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경우 오사카시에 있는 JR 쓰루하시역 앞에서 거리연설을 하겠다고 예고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로 번질 우려가 있어 보인다.

헤이트 스피치는 특정 인종이나 국적, 종교, 성별 등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을 일컫는다.

일본의 극우 세력이 재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헤이트 스피치를 시도하면서 한국에도 헤이트 스피치가 널리 알려졌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