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재무구조 개선 '올인' 성과는 '글쎄'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1-13 17:48 수정일 2015-01-13 19:05 발행일 2015-01-14 2면
인쇄아이콘
VHTMZH RUDDUDTLFWJR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후 철강본업에 집중하겠다며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재무구조 개선도 더디다는 지적이다.

13일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권오준 회장은 취임 초기에 ‘Back to the Basic’을 기치로 내세워 철강전문기업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아직 뚜렷한 색깔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부실 계열사 정리를 통한 재구무조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계열사 정리도 다 되지 않았고 오히려 1년새 계열사가 두 개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철강업계는 권오준 회장의 지난해 성과에 대해 계열사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부분은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여타 부분에서는 별 성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2014년 1~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4.5%를 기록했다. 동기간 부채비율도 전년대비 4.6%포인트 상승한 87.3%를 기록했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재무 개선을 통해 회사 전체의 체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점에서 100점 정도에 80~90점은 될 것”이라면서도 “재무구조 개선 외의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올해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해외투자에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긴 하나 이는 계속 추진해 왔던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나오는 성과일 뿐 딱히 권 회장의 성과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취임 후 유일하게 성과를 내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도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고(故) 박태준 초대 회장의 뚝심 있는 밀어붙이기식 경영방식과 비교하며 권 회장의 경영방식이 미덥지 않다는 반응이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관되게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회사 전체 체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면서도 “재무구조 개선, 지분 매각 등의 스케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근 대표 역시 “재무구조 개선 속도는 상대적이지만 빠르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권 회장이 철강업계 전체를 위한 행보에 너무 조심스럽다는 불만도 나온다. 국내 한 철강회사 고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재가 너무 많이 수입돼 국가적으로 손해이고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는데 철강업계 대표 기업이 너무 정부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포스코의 구조조정은 작년보다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신년사에 이어 지난 12일 철강신년인사회에서도 “포스코를 제외한 전 계열사가 매각 대상”이라며 “올해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포스코플랜텍 구조조정을 빨리 매듭짓기 위해 재무 담당 임원을 발령했다. 국내 한 M&A 전문가는 “지난해보다 올해 포스코 계열사 매각이 더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