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父그늘 벗어나기'… 김동관 '태양광사업'… 이태성 '인수효과'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4-12-30 17:45 수정일 2014-12-30 19:00 발행일 2014-12-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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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승계 검증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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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동관 한화솔리원 영업담당실장, 이태성 서아그룹 전무(왼쪽부터)

이재용, 김동관, 이태성 등 승계를 마무리한 대기업 2, 3세들에게 2015년은 실력을 검증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 중에 지난해 실시된 사장단 인사를 계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업 승계는 가시화됐다.

삼성 사장단 인사 당시 기업 경영성과 평가기관 CEO스코어가 지난 10년간 삼성 계열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삼성 사장단 정기인사의 승진자 평균 연령은 53.7세로 2010년(53.6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이에 재계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감안한 사장단 세대교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다만 2014년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의 전반적 실적 부진이 이건희 회장의 장기 부재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은 이 부회장의 승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결국 2015년 삼성그룹의 실적이 이재용 회장에 대한 안팎의 신임도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이미 승계 구도를 확정지은 분위기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은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후계 구도를 굳혔다.

김 상무는 한화 지분율이 4.44%(333만주)로 아버지인 김 회장에 이어 한화 지분율이 두 번째로 많다. 김 상무는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과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거쳐 현재 영업담당실장을 맡고 있다.

그는 특히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사업에서 실력을 검증받는 단계에 있다.

2014년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전격 합병도 김 상무가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가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태양광사업이 얼마나 성공을 하느냐에 한화그룹의 성장과 김 상무의 경영 승계 여부가 달려 있는 셈이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세아그룹 고(故) 이운형 회장의 장남 이태성 전무도 차근차근 실력을 쌓으며 선친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미국 미시건대에서 심리학과 언론학을 전공한 후 중국 칭화대 MBA(경영전문대학원)를 졸업한 이 상무는 포스코차이나와 세아제팬에서 근무한 후 2009년 세아홀딩스에 입사해 한 단계씩 밟아 올라갔다.

2014년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 상무로 승진한 후에는 1년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전무 승진과 더불어 2014년 12월에만 8만2000여주를 장내매수해 세아홀딩스 지분을 32.7%에서 35.1%로 끌어올렸다.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특히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인수는 이 전무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업황과 중국의 거센 저가 공세를 볼 때 최근 3개년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포스코특수강의 실적을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 그간 회사 안팎에서 쌓아온 실력을 제대로 검증받게 됐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